[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보편요금제가 국회 관문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담당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11일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28일 현재 법제처의 심사를 받고 있다. 개정안은 보편요금제 도입이 핵심이다. 법제처 심사가 끝나는 대로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로 제출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현재 실무자들이 법제처에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단계"라며 "6월 말까지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편요금제는 정부의 통신 분야 국정과제다. 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음성 200분 등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낮은 요금제에서도 최소한의 데이터 사용 권한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해당 상임위인 과방위의 경우 여야 이견으로 소위 일정도 잡지 못했다. 상임위 관계자는 "일정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6월13일)도 걸림돌이다. 각 당이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면서 보편요금제 등 국회 현안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지난 4월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규제개혁위원회의 보편요금제 관련 1차 회의에서 김지형 민간위원장(왼쪽에서 셋째)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동통신사들은 보편요금제가 국회에서 제동이 걸리길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요금제는 정부가 관여하지 않고 시장 원리에 맡겨달라는 입장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며 지금도 노력 중"이라면서도 "보편요금제를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시장 원리가 작동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개정안에 따르면 2년에 한 번씩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통신협의체가 보편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과 요금 수준을 검토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사실상 정부가 요금제를 좌지우지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보편요금제만 검토를 하는 것이며 나머지 부분은 이통사들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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