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시민청을 방문한 아이들이 귀여운 캐릭터를 뽑는 모의 선거를 통해 투표 경험을 익혔다.
서울시는 6·1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오는 13일까지 서울시청 지하1층 시민청에서 ‘선거 역기 들기를 통한 어린이 모의투표 체험소’를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본투표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 사이 시민청 서울책방 앞에는 투표 역기와 모의투표 체험소가 운영된다. 운영 내용은 시민체험형 투표 참여 홍보다. 선거 역기 들기와 투표 체험을 통해 투표 가치를 느끼고 인증샷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함으로써 선거 관심을 제고하려는 취지다.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한 초등학교의 4학년 학생 50여명은 시민청 해설사와 함께 시설을 견학하다가 모의투표 체험소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투표체험소 벽에는 호랑이, 악어, 토끼, 팬더, 하마, 코끼리 등 동물 시장 후보 6마리가 그려져있었다. 해설사들은 체험소에 들어가려는 아이들에게 선거의 4대 원칙인 보통·비밀·평등·직접 원칙을 일러줬다. 정책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학생들은 웃고 장난치면서도 투표에 집중했다. 일부 아이는 투표 용지를 어떻게 접는지 해설사나 체험소 직원에게 물어봤다. 선택을 마친 두 친구는 서로 "누구 찍었어"라고 묻다가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떠올리곤 멋쩍게 웃기도 했다.
어른들이 하는 진짜 투표를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한 여자 학생은 체험소 앞에서 줄서다가 "맨날 어른만 투표하는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진짜 투표를 하고 싶은지 의향을 묻자 "나라를 위해 투표하고 싶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이들의 투표 기준은 귀여움이었다. 혹은 체험소 외벽을 쳐다보면서 선택 기준을 말하기도 했다. 외벽에는 각 캐릭터의 특징이 소개돼있기 때문이었다. 토끼는 '행복한 도시를 위한 시장', 하마는 '환경을 생각하는 시장', 팬더는 '친절한 시장'으로 써있는 식이다. 한국이 어떤 나라가 됐으면 좋겠는지 물었을 때도 학생들은 행복한 나라, 깨끗한 나라라고 답변했다.
왁자지껄한 광경에 눈길이 향했던 어른들도 행사에 참여했다. 노인 2명은 연거푸 투표 용기를 들어 한 표의 무게를 새삼 느꼈다. 일부 사람들은 초등학생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캐릭터 투표를 했다. 아직 투표권을 얻지 못한 10대 청소녀들, 데이트하던 커플 등이 참여했다.
서울시장 권한대행 윤준병 행정제1부시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미래 유권자인 어린이에게 투표의 소중함을 알리고, 아울러 시민들이 6·13지방선거에 대해서도 보다 관심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모의투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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