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대 산산조각, 이게 대법원이냐" 법률가들, 시국농성 돌입
법학자 29명·변호사 90명 참여…'책임자들 엄정처벌·피해자들 피해회복' 촉구
2018-06-05 21:08:36 2018-06-05 21:14:51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대법원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 기자회견'에서 법률가들이 사법농단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법학자들과 변호사 등 법률가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발생한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농단 사태를 규탄하며 시국농성에 들어갔다.
 
법학자 29명, 변호사 90명 등 총 119명으로 구성된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 시국농성단’은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대법원은 자신들이 원하는 상고법원을 도입하기 위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재판결과를 내거나, 없는 재판을 만들어내는 시도까지 하고 비판적인 판사들을 사찰하거나 징계를 시도했다”며 “그래도 법원은 독립적이며 공정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정의를 세우는 주춧돌이라 믿어온 국민의 기대가 산산조각 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군부독재 시절 법원이 권력의 폭압에 굴복해 그릇된 재판을 한 역사는 있지만 이번 사태와 같이 법원이 제 이익을 위해 스스로 정권에 부역한 적은 없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법농단 사태는 과거 법원의 그 어떤 과오들과도 비교할 수 없이 가히 충격적으로, 특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법원이 거래한 재판들이 모두, 노동자·사회적 약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가장 마지막으로 법원에 기댄 사건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박정희 독재정권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국가배상청구를 받아들인 판사들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다”면서 “대법원이 정권의 하수인이 됐다. 강요에 의한 굴복이 아닌 자발적·적극적 부역이기에 이는 조금도 감경될 수 없고 오히려 가장 엄하게 가중처벌 되어야 할 역사범죄로, 사안이 상당히 엄중하다”고 비판했다.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 시국농성'에 참여 중인 (왼쪽부터)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조승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수사와 엄중처벌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최기철 기자
 
시국 농성단은 이와 함께 ▲판사사찰 재판거래 관련 대법원 모든 자료의 투명한 공개 ▲양 전 대법원장과 사법농단 관련자 전원의 구속수사와 엄중처벌 ▲재판거래 대상 판결 피해자들의 피해 원상 회복 ▲범국민적 참여와 시민사회 주도의 사법개혁 등을 요구했다.
 
시국 농성단은 기자회견과 선언문 발표가 끝난 뒤 마련된 텐트에서 곧바로 농성에 들어갔다. 선언문에 이름을 올린 법률가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오는 13일까지 1차 릴레이 농성을 이어간다.
 

다음은 시국농성단에 참여한 법률가들이다.
 
<사법농단 규탄 법률가 시국농성단>
 
▲학계 : 고영남, 김경석, 김명연, 김선광, 김은진, 김재완, 김종서, 문병효, 박광수, 박민제, 박숙경, 박지현, 김소진, 송기춘, 신옥주, 엄순영, 여태명, 오동석, 윤애림, 윤현식, 이재승, 이호영, 이호중, 임재홍, 장덕조, 조승현, 최관호, 최정학, 한상희
 
▲변호사 : 강보경, 강영구, 곽예람, 구정모, 권두섭, 권영국, 김남주, 김도희, 김두현, 김병욱, 김상은, 김성진, 김세희, 김소리, 김영관, 김유정, 김인숙, 김종귀, 김종보, 김준우, 김지미, 김진형, 김차곤, 김태욱, 김하나, 김형규, 노종화, 류하경, 박다혜, 박현서, 서채완, 손명호, 손준호, 송봉준, 송영섭, 신선아, 신예지, 신인수, 신지현, 신하나, 심재섭, 심재환, 안지희, 안희철, 오민애, 오영중, 오현정, 우지연, 윤성봉, 윤지영, 이경재, 이덕우, 이두규, 이석, 이선민, 이용우, 이재화, 이종윤, 이종훈, 이종희, 이주희, 이지영, 이환춘, 임춘화, 장범식, 장석우, 장재원, 전민경, 정병민, 정병욱, 정소연, 정준영, 정치균, 조덕상, 조미연, 조민지, 조세화, 조아라, 조연민, 조영신, 조지훈, 조현주, 조혜진, 차승현, 천지선, 최석군, 최용문, 탁선호, 하주희, 하태승
 
이상 119 명.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