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매크로'를 통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검찰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지난 2006년 선거부터 여론을 조작하고, 가짜 뉴스를 배포한 의혹에 대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정보통신망법 위반·개인정보보호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과 만나 "네이버, 다음 등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여론 조작으로 업무를 방해하고, 가짜 뉴스를 많이 퍼뜨려 당시 우리 당 후보에 대한 명예도 훼손했다"며 "아이디를 불법적으로 받았다는 진술이 있었으므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불법적인 정치 자금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SNS본부장까지 보고됐다는 진술도 있고, 청와대 행정관 개입설도 있어 수사 대상을 가늠할 수 없다"며 "광범위하게 증거 인멸 행위가 일어나고 있어 즉각적으로 수사에 임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병원 원내대변인도 "이 고발장을 자유한국당이 들고 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인 드루킹의 불법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서 자유한국당은 단식 투쟁을 펼치며 특검을 쟁취했다"며 "과거 집권당이었던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조직적으로 저지른 불법 여론 조작 사건에 대해서 자유한국당이 더 자신 있게 나서야 하는데도 침묵하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과거 집권당,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졌던 조직적인 불법 여론 조작 사건의 실상과 현재 자유한국당까지 어떻게 불법 행위가 전수됐는지 밝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임정혁·허익범 변호사 중 1명을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로 임명한다. 드루킹 특검의 수사 대상은 ▲드루킹,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 조작 행위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에 의한 불법 행위 ▲드루킹의 불법 자금과 관련된 행위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이다. 필명 '드루킹'으로 활동한 김모씨는 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가동해 네이버 뉴스에 달린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하는 등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4월17일 구속기소됐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왼쪽) 대변인과 강병원 원내대변인이 7일 오후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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