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자동차 업계는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남북 경협을 비롯해 북한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협 활성화는 물론 북한 시장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수요 부진으로 정체를 겪고 있는 데다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으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도 절실해졌다.
그러나 남북경협 등 북한과 관련된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지는 않았다.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프라 기업에 비해 북한과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적은 데다, 북한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점도 망설임의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업계는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경협에 호재라고 평가하면서 북한 시장 진출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번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서 북한과의 경제 교류에 대한 분위기가 긍정적인 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점이 많아 신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공장을 짓고 싶어도 과연 팔릴지 고민"이라면서 "국내 공장의 가동률과 노조의 반대 등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로는 활용 가능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도 "북한과의 협력이나 북한 시장 진출과 연관된 계획은 아직 없다. 관련 태스크포스(TF)팀도 꾸리지 않았다"면서 "자동차보다는 인프라 기업들이 경협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현대로템이 남북경협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남북 간 소득 격차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북한 시장 진출을 주저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북한에 진출하더라도 북한의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수요 예측부터 쉽지 않고 라인업도 경차 위주로 구성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교통 인프라를 감안하면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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