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대구, 경북,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을 ‘싹쓸이’했다. 보수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울산·경남도 민주당의 몫으로 돌아갔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교육감, 국회의원 재보선까지 모두 휩쓸며 기염을 토했다.
이는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 등 야당의 ‘정권 견제론’ 보다 민주당의 ‘힘있는 여당론’에 힘을 실은 결과다. 한반도 평화와 적폐청산을 위해 동분서주한 문 대통령의 행보를 다수의 국민들이 지지하며 여당에 표를 던졌다. 민주당이 중앙과 지방, 국회 권력까지 거머쥐면서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에서 대구·경북 2곳을 얻는데 그쳤다. 수도권 전역은 물론 텃밭인 PK에서까지 패배했다. 그야말로 대참패다. 바른미래당도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3위를 기록하는 등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재보선에서도 한명의 당선인을 배출해 내지 못했다. 참패한 야당은 책임 공방과 정계개편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 빅3는 예상대로 민주당이 독식했다. 서울, 경기, 인천에서 민주당 박원순, 이재명, 박남춘 후보가 승리를 확정지었다. 야당의 충격은 득표율 격차에서 더 커졌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3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박원순 후보에게 패했고 박 후보는 사상 처음으로 서울시장 3연임에 성공했다. 인천에선 박남춘 후보가 한국당 유정복 후보와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승리했다. 경기에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올랐지만, 한국당 남경필 후보의 추격을 여유있게 따돌리며 경기지사직을 거머쥐었다.
영남권에선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의 강세가 확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와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가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은 데 이어 경남에서도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한국당 김태호 후보를 따돌리며 양당의 희비를 더욱 극명하게 갈랐다. 충청권에서도 허태정 대전시장, 양승조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 등 민주당 주자들이 한국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누르며 석권했다. 강원에서는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3선을 확정했다.
민주당은 지지기반인 광주와 전남, 전북에서도 수성에 성공했다. 광주에선 이용섭 후보가, 전남에선 김영록 후보가 각각 승리를 확정지어 민주평화당과의 호남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다. 송하진 전북지사 후보도 승리하면서 3선에 성공했다.
한국당은 대구에서 권영진 후보가, 경북에서 이철우 후보가 각각 민주당 임대윤 후보와 오중기 후보를 이긴 것에 만족해야 했다. 제주지사 선거에선 무소속 원희룡 후보와 민주당 문대림 후보의 접전 끝에 원 후보가 문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전국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 독식 현상이 뚜렷했다. 민주당이 10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성환(서울 노원병), 최재성(서울 송파을), 윤준호(부산 해운대을), 맹성규(인천 남동갑), 송갑석(광주 서갑), 이상헌(울산 북구), 이규희(충남 천안갑), 윤일규(충남 천안병), 서삼석(전남 영광무안신안), 김정호(경남 김해을) 후보 등이 당선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당은 경북 김천에서 송언석 후보가 최대원 무소속 후보를 가까스로 이기고 체면치레를 했다. 충북 제천·단양에서는 민주당 이후삼 후보와 한국당 엄태영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민주당은 최소 10곳에서의 승리로 총 129석을 확보하며 원내 1당을 지켰고 한국당은 113석에 1~2석을 추가하게 됐다. 민주당은 이번 승리로 원내에서 ‘여소야대’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수당으로서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했다.
전국적으로 치러진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성향 후보들이 압승했다. 진보 교육감 후보가 17곳 중 서울과 인천, 부산, 울산, 광주, 경남, 전남, 전북, 충남, 세종, 강원, 제주 등 14곳에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13일 오후 6·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가운데 출구조사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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