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 획득 좌절된 청소년들 “우리도 시민이다”
전국 곳곳에서 6·13 지방선거 모의투표 진행
2018-06-13 15:47:22 2018-06-13 17:51:39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치러진 13일 청소년들이 투표권을 요구하며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행사를 가졌다. 
 
전국 35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촛불청소년연대)는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다시,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란 주제로 청소년 참정권을 촉구하는 행사를 열었다. 한편에 마련된 지방선거 모의투표소에서는 서울시장, 서울교육감 모의투표가 진행됐다. 
 
촛불청소년연대는 “청소년에게만 선거권을 부정하는 이 불의를 바꾸고자 한다”며 “민주주의를 짓밟고 청소년과 비청소년을 갈라 세우는 배제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적어도 교육감에 대해서는 투표권을 행사하길 바랐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조현민(14)군은 “교육정책을 소비하는 사람은 청소년인 우리”라며 “내가 뽑은 교육감이 펴는 교육정책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촛불청소년연대는 지난 43일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선거연령 하한을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였지만 해당 안건은 자유한국당 반대에 부딪혀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개혁소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했다. 
 
청소년은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윤상진(14)군은 “오히려 요즘 청소년들이 어른보다 판단력도 좋고 더 똑똑하다”고 반박했다. 
 
김누리(30·여)씨 역시 “판단력 부족이란 주장은 너무 한결같아서 답답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상황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라며 “청소년에게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청소년 문제가 사회적 시선에서 멀어지고 느리게 변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사 중간중간 참가자들은 ‘청소년도 시민이다’, ‘평등선거 보장하라’ 등을 외치며 청소년의 투표권 보장을 촉구했다. 
 
교복을 입고 행사에 참석한 40대 시민은 “교복을 입은 18세와 교복은 입은 내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며 “다음 선거 때는 청소년도 함께 투표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13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 설치된 지방선거 모의투표소에서 청소년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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