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남북 장성급 회담…남 "성과 기대", 북 "역지사지"
북, '노무현 소나무' 사진 공개…"6·15, 10·4 정신 안 잊어"
2018-06-14 15:44:20 2018-06-14 15:44:2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한반도 해빙무드가 남북한 군 장성 회담으로 이어졌다. 10년6개월 만에 얼굴을 마주한 남북한 군 장성은 “4·27 판문점 선언의 정신을 이어 모두가 기대하는 성과를 내자”고 뜻을 모았다.
 
남북은 14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장성급회담을 가졌다. 남측 수석대표는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 북측 수석대표는 안익산 육군 중장(남측 소장급)이다. 김 수석대표는 “남북 군사당국이 합치해서 노력한다면 아마 좋은 결과를 충분히 맺을 수 있는 시점일 것”이라며 “판문점선언에 대한 군사분야 합의 사항 이행의지가 느껴지고 그런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오늘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정상께서 군사당국의 이정표를 제시했기 때문에 우리도 흔들림 없이 판문점 선언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화를 나눈다면 아마 남북 국민 모두가 기대하는 성과를 꼭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 수석대표도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북남 군부당국이 이렇게 마주 앉았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며 “남측 대표단을 오래간만에 만나고 보니까 여러 측면에서 반가운 마음 앞선다”고 화답했다. 그는 지난 2004년 1, 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 단장으로 회담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우리 회담을 판문점 선언을 이어간다는 정신으로,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 속도로, 회담 원칙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서 기념식수한 소나무의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을 들어올렸다.
 
안 수석대표는 “회담을 준비하면서 10·4 선언에 대해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지와 탄생시킨 선언”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취재진들을 향해 “기자 선생들 돌아가시면 노 (전) 대통령께서 심은 나무의 푸르싱싱함과 함께 10·4 정신 살아있고, 6·15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 정신도 이어가겠다는 북녘 인민들 마음을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남북은 이날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아울러 군사당국자 회담 정례화 방안, 비무장지대(DMZ) 내 유해 발굴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방부는 오는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 여부와 관련해 “한미 간에 긴밀한 공조 하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UFG 연습 중단 방침을 이르면 14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4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 사진을 남측 대표단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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