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보유세로 누르니 강북 아파트값 치솟아
강북 아파트값 상승률 0.13%…강남4구 12주째 하락
2018-07-01 17:00:35 2018-07-01 17:00:35
강남을 타깃으로 한 보유세 개편이 추진되면서 강북권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강남4구를 피해 강북권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한다. 다만 보유세가 실제로 도입되면 서울 권역 전체에서 하방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25일 기준)은 전주 대비 0.10% 증가했다. 3주째 서울은 아파트값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이달 4일(0.02%)→11일(0.05%)→18일(0.07%)→25일(0.10%) 등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세로 -0.05% 감소했다. 지방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12% 감소해 낙폭을 키웠다.
 
 
서울권 내에서도 아파트값 상승은 강북권이 이끌었다. 강북 14개구의 상승률은 0.13%로 집계됐다. 강북권 내 자치구별로는 동대문구의 상승폭(0.25%)이 가장 컸다. 뒤를 이어 중랑구(0.22), 중구(0.20) 순이었다. 이외에도 ▲종로구(0.18) ▲용산구(0.18) ▲마포구(0.17) ▲강북구(0.17) ▲서대문구(0.17) ▲성북구(0.16) ▲성동구(0.12) ▲은평구(0.11) ▲노원구(0.06) ▲도봉구(0.03) ▲광진구(0.01) 등의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강남권 11개 구는 0.08%로 강북권보다 상승률이 낮았다. 특히 강남권 핵심 지역인 강남4구(동남권)는 완연한 하락 기조가 지속됐다. 강남구(-0.11)와 송파구(-0.09)는 전주보다 낙폭이 커졌고, 서초구(0.00)는 보합, 강동구(0.03)는 소폭 상승했다.
 
그나마 강남권 중 서남권 자치구가 상승률을 올렸다. 영등포구(0.30)에서 가장 크게 올랐다. 그 다음으로 ▲관악구(0.24) ▲강서구(0.23) ▲구로구(0.18) ▲금천구(0.18) ▲동작구(0.18) ▲양천구(0.09) 등의순으로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남과 강북의 차별화된 상승 양상에 대해 보유세 및 재건축 규제의 여파가 적용됐다는 판단이다. 고가 아파트와 다주택자 과세에 초점을 맞춘 규제에 강북 지역보다 강남4구가 비교적 더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보유세는 기본적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이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 자체가 강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강북권은 강남의 재건축 규제 의해서 풍선효과를 받는 부분이 있는데다 청량리 역세권 개발을 비롯한 호재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는 3일 발표되는 보유세 개편안의 강도에 따라 앞으로의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유세 강도가 예상보다 세면 서울 전역의 집값 하방 압력이 커지고, 그렇지 않을 경우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 추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상반된 견해다.
 
권 팀장은 “강북 지역의 아파트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보유세 도입 등 시장 자체가 가격이 오를 수가 있는 구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보유세가 미치는 부담 강도가 예상보다 낮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종부세의 약 80%는 법인에서 나오고,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 27만명밖에 안 된다”며 “보유세가 시장에 미칠 파장이나 충격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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