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입찰 후 면세점 업계에 점유율 변동이 생긴 가운데 김포국제공항·청주국제공항에서 다시 경쟁의 장이 열린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6일 김포국제공항 DF2(주류·담배) 구역, 지난 5일 청주국제공항 출국장 200㎡(화장품·향수)의 면세점 운영사업자 입찰 공고를 냈다. 11일 오후2시 김포국제공항 사업자설명회가 진행됐으며 롯데·신라·신세계·두타·현대·신우·엔타스·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 등 총 8개 업체가 설명회에 참석해 사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권의 크기가 크지 않음에도 면세 사업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임대료 책정방식이다. 과거 최저임대료 방식이 적용됐을 때는 손해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으나 이번 영업요율 방식은 많이 벌면 많이 내고 적게 벌면 적게 내는 비율 방식으로 손해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또한 대기업 면세사업자의 경우 하반기에 펼쳐지는 경쟁의 장에 대비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몸집을 불리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에 신세계, 현대 등이 강남에 시내 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있어 작은 사업장이라도 가져가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하반기에 또다시 면세점 무한경쟁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업권이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1% 정도로 적지만 상품 직매입 형태로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면세점 업계에서 조금이라도 덩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포국제공항 면세점의 경우 따이공들이 여전히 방문하고 있고 중국노선 이외에도 일본, 대만 노선 등이 운영되고 있어 실속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롯데, 신라, 신세계 면세점을 포함해 두타면세점 등도 설명회 이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두타면세점의 경우 시내면세점 특허기간이 약 2년 반정도로 얼마 남지 않아 사업유지를 위해 사업장을 따내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주국제공항 면세점의 경우 지방에 위치하고 국제노선도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기업들의 관심이 미미하다. 또한 사드보복 이후 유커를 회복하지 못했고 이용자도 적어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롯데, 신세계 면세점 등은 청주공항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국제공항 사업자 설명회는 오는 12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대기업 사업자들이 작은 사업장까지 노리는 가운데 중소면세점들은 입찰에 사실상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번 김포공항, 청주공항 사업장에 대기업들이 입찰경쟁에 나서면 가격적인 부분에서 밀리는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선정될 확률이 적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돈싸움이 될 여지가 많아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면세점 관계자는 "전 사업자 대상인 만큼 대기업들이 입찰 경쟁에 나서면 아마 중소면세점들은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해 입찰에 소극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참가는 오는 24일까지, 청주공항의 경우 오는 26일까지 입찰참가를 받는다.
면세점 사업자들이 하반기 업계 경쟁을 예상해 김포국제공항·청주국제공항의 면세점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한국공항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공고. 사진/한국공항공사 홈페이지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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