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정부여당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치로 편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정건전성에 무게를 둔 보수야당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18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 대비 8% 인상한 460조원 규모에서 검토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정부에 10% 증액을 요구했다고 밝혀 최대 48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당정이 예산 확충에 열을 올리는 건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결실을 이루지 못 한 만큼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6월 고용동향'에서 15~64세(생산가능인구) 고용률은 6.07%로 전년 같은 달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6개월간 실업자 수는 줄곧 100만명대를 유지했다. '일자리 정부'라는 기조를 유지하기엔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다. 소득주도성장 역시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투입된 재정이 민간소비 확대로 이어져야 경기 부양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물론 재정을 투입해서 (민생경제 어려움을) 다 해결할 수 없고, 정부에서도 기업 활력을 제고할 여러 정책적 수단도 써야겠지만, 동시에 복지정책은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지금 경제는 안 좋다는데 세수전망은 괜찮기 때문에 확장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무리한 재정편성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경-슈퍼일자리-예산-추경을 반복하며 국민 세금을 쏟아 부었지만, 오히려 일자리가 없어지고 소득 분배가 악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또다시 세금을 퍼붓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지난 16일 예산안 편성 시 GDP 대비 국가가채무 비율 40% 이하,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2% 이하로 유지토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향후 우리나라 재정상태가 급속히 악화해 2029년 적자재정 전환 후 2040년 순채무국이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데다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재정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다른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은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오히려 재정을 축소하고 공공부문 비중을 낮춰가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재정확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6~8월 중 기재부 내부조정·관계부처 및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정당설명회·재정정책자문회의 등을 거쳐 대통령에 보고하면 8월 말 국무회의 심의 및 대통령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그 사이 국회와 정부 간 예산협의도 8월부터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