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상반기 벤처투자업계에 투자된 금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4일 오후 서울 강남 패스트파이브(신논현점)에서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벤처투자와 공동으로 '2018년도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액은 1조614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6억원)에 대비 61.2% 증가했다. 중기부는 민간 중심의 벤처생태계 혁신대책, 혁신 창업붐 조성대책 등 창업·벤처정책으로 인해 벤처투자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상반기 투자액이 많은 분야는 바이오·의료(169.3% 증가), ICT(69.6% 증가)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가 증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력의 경우 창업 3년에서 7년 이내 기업 투자액이 5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2917억원보다 98.9% 증가했다. 창업기업의 성장촉진과 데스밸리를 극복하기 위한 투자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중기부가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벤처투자가 창업·벤처기업의 고용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7년까지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 2649곳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투자 직전년도 대비 약 2만8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같은 기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 중(문화 프로젝트 관련 투자 등 제외) 고용정보원에 연도별 고용데이터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17년 투자기업 529곳은 2017년 한 해 동안 3191명을 신규로 고용했으며, 전년 대비 고용증가율은 21.8%다. 중기부는 올해 말까지 신규투자가 3조원을 돌파하며, 투자기업이 연말까지 약 5300명을 추가 고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기부가 투자 우수사례로 꼽은 '블랭크코퍼레이션'의 경우 2016년 28명에서 2017년 78명 고용증가를 이뤄냈고, 매출은 2016년 42억원에서 2017년 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회사는 SNS와 영상 콘텐츠 기반의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생활건강, 패션, 애견 등 18개 자체브랜드를 운영(230여가지의 제품 유통)하며 총 270억원의 VC투자를 유치했다.
회수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VC가 기업공개, 주식매각 등으로 회수한 금액은 1조2517억원(투자원금 5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 5539억원(투자원금 3384억원)보다 126% 증가한 금액이다. 의료용 영상장비 연구·개발 기업인 '제노레이'는 2002년 이후 90억원의 VC 투자를 유치한 뒤 지난 5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6월 기준 시가총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2010년 21억원에서 지난해 62억원으로 올랐다.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개인투자인 엔젤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엔젤투자 세제 지원확대 등으로 지난해 엔젤투자액은 2814억원으로, 전년(2016년) 투자액 2476억원에 비해 13.7% 증가했다. 초기 창업 기업에 자금·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는 상반기 45곳이 등록(전년 동기 22곳)됐다. 2016년 11월 제도 도입 이후 19개월 만에 100곳을 돌파한 것이다.
한편 신규 창업투자회사의 수는 10곳으로 전년 동기 2곳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126곳이 운영 중이다. 작년 10월부터 창투사 자본금 요건이 20억원(기존 50억원)으로 완화돼 창투사 진입이 자유로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올해 벤처투자가 현재 추세라면 지난해 신규투자 2조4000억원을 넘어 3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으로 대기업의 벤처펀드 참여를 확대하고, 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해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 패스트파이브 신논현점에서 2018년도 상반기 벤처투자 동향발표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