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대법원이 세월호에 대한 검사 의무를 소홀히 한 선박검사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4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사단법인 한국선급협회 소속 목포지부 선박검사원 전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며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지위와 경력, 선박검사의 취지와 업무구조 및 업무의 특성, 선박 검사원의 지위와 역할, 선박검사와 관련된 한국선급의 각종 관련 규정, 피고인이 선박검사 과정에서 수행해야 하는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과 성격, 피고인이 작성한 경사시험결과서나 점검보고서, 점검 체크리스트의 기재 내용, 피고인이 세월호에 대한 선박검사 업무수행의 기간 등에 비춰 피고인이 세월호에 대한 선박검사와 관련된 각종 검사결과서 등을 허위로 제출함으로써 한국선급의 선박검사 관련 업무가 방해될 수도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전씨는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세월호에 대한 최초 정기검사를 하면서 허위의 경사시험결과서, 점검 체크리스트 등을 작성해 한국선급 본부에 제출하고 한국선급의 선박검사, 설계도면 승인 및 선박검사증서 교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 2심은 "피고인이 세월호에 대한 최초 정기검사를 하면서 관련 규정이 정한 절차를 모두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당시 작성된 경사시험결과서 등의 기재 내용이 허위라고 인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즉 업무방해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선박검사원이 관련 규정 등에서 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선박검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준수한 것처럼 각종 검사결과서를 작성해 제출한 행위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되고 업무방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도 인정될 수 있다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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