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고가 붕괴인지 혹은 범람에 따른 유실인지의 원인 규명에 따라 사태 확산이 결정될 전망이다. 댐 사고가 설계·시공 상 문제가 있다면 SK건설의 책임이 커지겠지만, 자연재해로 인한 범람이 근본 원인일 경우 수습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서 24일 주민들이 전날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이 붕괴해 홍수가 발생하자 배를 타고 안전지대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아타페우 투데이, 뉴시스
25일 건설업계 및 전문가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구체적인 사고 경위에 대한 원인 여부에 따라 피해보상 등 책임과 여파가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단 SK건설은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한 범람과 유실로 이 사태의 원인을 짚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지난 22일 라오스 댐 건설현장에서 수일 간의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보조 댐 5개 중 1개에서 유실을 확인했고, 유실구간에 대한 긴급 복구작업에 돌입했다"며 "이후 23일 긴급 방류를 실시했지만 오후 6시경 보조 댐 상부가 추가 유실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조댐의 유실 수준과 시공 상 문제에 대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유실과 붕괴는 다르다"며 "댐의 일부가 유실된 것인지, 보조댐 5개 중 1개가 완전히 붕괴된 건지 확인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도를 얼마나 반영해 시공을 한 건지가 관건"이라며 "자연재난을 감당할 수 있는 설계를 했는데 시공이 잘못돼 유실이 벌어졌다면 시공사의 책임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보상 규모도 원인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 댐 건설을 위한 합작 법인에 참가한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는 "천재지변이냐, 다른 상황이냐에 따라 피해보상 수준에 차이가 있을 것 "이라며 "책임 소재에 따라 컨소시엄 내 또는 전체 피해보상액의 비중과 규모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향후 건설보험과 제3자보험을 들어 피해보상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얘기를 해야 한다"며 "다른 참여사들과 구호기금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업은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이 참여한 민관합작사업인 만큼 국가 이미지와 국내 건설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 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건설산업에 큰 타격을 주겠지만 아직은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태에 대비해 국내 건설산업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2004년 동남아 쓰나미 사태 당시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인도네시아, 태국 등 복구 현장에 투입됐다"며 "이번에도 건설산업 명성과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기 위해선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댐 범람 사고와 관련해 긴급 구호대 파견을 지시했다.
한편 라오스 사태 이후 이날 SK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오후 3시 23분 기준 SK 주가는 전날보다 1만3500원(4.93%) 내린 26만500원을 기록 중이다. SK는 비상장자회사 SK건설의 지분을 44.48% 보유하고 있다. 또 같은 시각 K-OTC 장외시장에서 SK건설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1만750원(24.13%) 떨어진 2만51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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