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변호사들 "대법관들 사퇴하라"…집단투쟁 예고
변협 등 '성공보수 무효판결 기획 정황' 강력 비판…"헌재, 재판소원 신중해야"
2018-07-27 11:15:33 2018-07-27 11:15:33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양승태 대법원’ 시절 선고된 ‘형사사건 성공보수금 약정 무효’ 판결의 사전 기획 정황이 드러나자 변호사 단체들이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들의 사퇴 등을 요구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는 27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해 “대법원이 자기 조직의 이익을 위해 판결의 내용을 미리 기획해 선고했다는 것으로 법치주의 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이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법원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의와 공평은 물론 구체적 타당성도 현저히 결여한 판결을 공개변론도 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했다”면서 “대한변협 압박수단으로서 이같은 판결을 기획하고 선고했다면 법률질서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로서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형사성공보수 무효 전합판결에 법관의 양심에 어긋나게 참여한 대법관들은 사법의 독립과 신뢰를 무너뜨린 장본인이고 더 이상 이들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해당 전원합의체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변협은 아울러 전국 2만5000명 회원들의 서명을 받고 대법원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변호사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한편, 무효 기획판결 선고 이후 약정된 성공보수를 지급받지 못한 회원 사례를 수집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해 “인권 보호, 법치주의 실현 등 다양한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변호사단체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서울변호사회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준비한 ‘말씀자료’에서 성공보수 무효판결을 대법원의 '치적'으로 거론하며 정부에 상고법원 지원을 요청했다는 점은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사법부가, 변호사단체에 대한 압박을 실적으로 삼으며, 정부에 거래를 요청한 셈”이라며 “이는 법조 3륜의 하나로서 국민의 인권, 방어권 등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변호사단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러한 대법원의 압박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변호사의 공적 기능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법치주의의 형해화 및 사법질서의 혼란을 초래했다”면서 “실제로 국민들은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법거래 정황을 목도하며 법원 판결의 신뢰성을 문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한변협과 서울변호사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에 대한 처벌 등을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지난 2015년 7월 청구한 ‘성공보수약정무효 대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에 대한 신중한 결정을 촉구했다.
 
 
변호사들의 형사사건 성공보수 무효 선고가 내려진 2015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부 모습.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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