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지상파를 비롯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포털 등 콘텐츠 사업자들이 콘텐츠·플랫폼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왔다. 규제 이슈와 관련해서는 콘텐츠 산업계가 정부에만 기대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곽규태 글로벌문화산업학과 순천향대 교수는 31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특별 세미나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콘텐츠 유통 전략과 과제'에서 "콘텐츠 제작사·플랫폼 사업자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인력 조정이 아닌 부족한 콘텐츠를 채우기 위한 공격적 투자·M&A로 사업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넷플릭스·유튜브 등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이 침투한 국내 미디어 환경에서 모색할 콘텐츠 서비스 방향을 제언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콘텐츠 투자와 플랫폼 간 연결성을 강조했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콘텐츠 투자 여력 부족은 구조적 문제"라며 "소비자 효용을 창출할 콘텐츠 투자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지적한 구조적 문제는 모바일·인터넷 결합상품에 따른 콘텐츠 투자 부족, 지상파 중심 제작 등 매몰된 시장 환경 등이다. 지상파 방송국이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하는 데 비용은 평균 15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넷플릭스가 하반기 중에 방영할 드라마 '킹덤'은 한 회 투자 비용이 20억원에 달한다.
플랫폼 간 연결성 강화 방안으론 이용자 콘텐츠 소비 행태를 주목했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이용자들이 단순히 하나의 플랫폼만으로 시청하지 않는다"며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짧은 영상을 보고 콘텐츠 소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인터넷방송(IPTV), 인터넷,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이 열린 만큼 콘텐츠 사업자들이 플랫폼 간 연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대호 성균관대 교수는 콘텐츠 소비 세대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콘텐츠 소비 세대로 떠오른 20~40대들은 콘텐츠 소비 지불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규제와 관련해서는 학계는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곽규태 교수는 "산업계가 정부 정책·규제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자체 콘텐츠 생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박사 역시 "콘텐츠 산업을 규제를 통해 보호하려 든다면 오히려 국내 산업이 역성장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를 통한 문화 산업 보호는 콘텐츠 제작 산업 활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특별 세미나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콘텐츠 유통 전략과 과제'가 31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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