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대법원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이 부산고법 전 판사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15일 부산 건설업자 정모씨와 문모 전 부장판사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부장 판사는 알선수재 등 혐의로 검찰이 지난 13일 청구한 이들의 압수수색 영장을 지난 전일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2016년 현기환 전 수석과 친분이 있던 문모 전 부장판사가 스폰서인 정씨의 재판 내용을 유출한 것에 대해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부가 상고 법원과 관련한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이를 묵인해주고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청구한 전·현직 판사들 여러 명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다시 기각됐다. 법원은 문 전 부장판사의 행위나 행정처가 작성한 관련 문건들이 재판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고,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압수수색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주거지, 사무실 등 압수수색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범죄혐의의 성격이나 대상자에 대한 임의수사 시행 유무 등에 비춰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행정처 윤리감사관실이 문 전 부장판사의 향응 수수와 정씨 비호 등 심각한 비위를 알고도 감사 관련 규정을 어기고 조치하지 않았다"면서 "1년이 지나 언론 취재 이후 사태 전모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인을 동원해 언론 보도를 막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행정처 작성 문건들과 이미 검찰 조사를 받은 윤리감사실 판사들 진술 내용 등에 비춰 영장전담 법관이 법원행정처 문건들이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예단하고, 임의수사 시행 유무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이 과정에 관여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모두 기각한 것은 대단히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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