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갤럭시노트9이 정식 출시도 하기 전에 출고가를 할인해 판매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사례가 등장했다. 단통법을 피해 포인트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나왔다.
16일 모 쇼핑몰은 출고가 109만4500원의 갤럭시노트9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을 약 16만원 할인된 93만원에 판매 중이다. 쇼핑몰에서 기기변경·번호이동을 선택한 후 결제한다. 이후 판매자로부터 신청서를 이메일로 받아 작성한 후 보내면 개통되는 방식이다. 요금제 선택은 신청서를 통해 할 수 있다. 사전승낙을 받은 모 판매점이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다. 이는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단통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이용자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출고가를 직접적으로 할인하지 않더라도 각종 포인트를 지급하며 단통법을 피해 우회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모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이벤트에 응모하고 갤럭시노트9을 구입한 후 기기등록을 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각종 결제 과정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한 대형 양판점은 갤럭시노트9 자급제폰을 구매하면 역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에 대해 오프라인 유통망에서는 재원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유통망 관계자는 "포인트는 사실상 현금인데 이는 가입 후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동통신사나 제조사의 재원이 포함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리점주는 "페이백 방식으로 현금을 지급하던 것이 온라인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형태로 진화한 것"라며 "결국 일부 소비자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의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시민들이 갤럭시노트9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의 예약판매가 시작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갤럭시노트8·갤럭시S9 등 구형 모델을 일회성 지원금을 받아 4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매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원금상한제는 지난해 9월말 일몰됐지만 지원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여전히 단통법에서 금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쇼핑몰 할인 판매에 대해 이통사 가입과 연결이 되는지, 추가 공시지원금 지급 범위를 넘어섰는지 등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이통 3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약식 특별 마케팅 장려금 정책'에 대한 실태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이통 3사는 지난 13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갤럭시노트9의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예약 구매자의 개통은 21일부터 시작되며 정식 출시는 24일이다.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는 128GB 모델이 109만4500원, 512GB는 135만3000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의 초반 흥행을 위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코엑스와 부산 서면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이통사들과 주요 유통망은 갤럭시노트9의 초반 반응이 전작인 갤럭시노트8이나 갤럭시S9보다 우위라고 입을 모았다. 이통 3사에 따르면 색상별로는 128GB는 블랙, 512GB는 블루를 선택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예약자의 대부분은 공시지원금보다 선택약정할인(25%)을 선택했다. 한 유통망 관계자는 "갤럭시노트9의 128GB 모델이 갤럭시노트8 64GB와 출고가가 같고 갤럭시S9플러스와 별 차이가 없다"며 "무제한요금제의 요금도 내려가 노트 시리즈 사용자들은 꾸준히 갤럭시노트9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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