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BMW가 본격적인 리콜 작업에 돌입해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부품 수급 상황과 낮은 리콜 참여율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BMW는 20일부터 리콜 대상 10만6317대를 대상으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을 개선품으로 교체하고 EGR 파이프에 쌓인 침전물을 청소하는 작업을 실시한다. BMW는 12월말까지 전국 61개 서비스센터의 서비스 시간을 평일에는 밤 10시, 주말에는 오후 4시까지 연장해 연내에 리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BMW 화재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연이어 발생한 화재 사고에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연내 리콜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안으로 리콜을 끝내려면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하루 평균 794대씩 완료해야 한다. BMW 관계자는 "일평균 1400대에 대한 리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로 마무리해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EGR 모듈 부품의 수급 상황이 거론된다. BMW는 부품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단기간 내에 10만여개의 EGR 모듈 부품을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BMW 차주들은 이달내 리콜을 받으려고 했지만 서비스센터에서 부품이 부족해 9월 이후에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BMW가 20일부터 리콜에 나선 가운데 업계는 올해안으로 마무리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뉴시스
리콜 이행률이 낮은 점도 변수다. 디젤게이트 이후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리콜을 실시했지만 현재까지 이행률은 40~50%대에 불과하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2월 '티구안' 모델을 시작으로 같은해 9월 '골프', '파사트' 등 디젤 모델의 리콜에 나섰지만 올해 6월까지 리콜 대상 대수 9만5549대 중 4만6331대(48.5%)만 이행됐다. 아우디도 지난해 9월 'A4', 'A5', 'A6', 올해 4월 'Q3', 'Q5'의 리콜에 들어갔으나 리콜 대상 2만9941대 중 1만7288대(57.7%)만 완료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리콜 이행률은 50~60% 수준으로 생각보다 높지 않다"면서 "BMW 차주 입장에서는 얼마전 긴급 안전점검을 받았고 폭염이 끝나고 차량 화재 건수가 감소하면 적극적으로 리콜을 받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BMW의 리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BMW는 차량 화재 원인으로 EGR 모듈의 결함을 지목했다. 하지만 지난 4일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났으며, 16일 'GT 30d xDrive' 차량의 엔진룸에서 연기가 났다. 두 차량 모두 BMW가 시행한 안전진단 서비스를 받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BMW가 실시하는 리콜은 화재를 늦출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면서 "국토부가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해야 하며, 리콜을 받은 차량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한다면 다시 리콜을 해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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