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대표에게 “남북 정상회담 때 여야가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앞으로 당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도록 청와대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이해찬 신임 당대표는 오늘 오후 2시20분부터 10여분간 당선 축하 인사차 전화 통화를 했다”며 그 내용을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남북관계는 역사적 책무이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도록 당에서 많은 협조를 바란다”며 “남북 정상회담 때 여야가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지난 16일 5당 원내대표들과 오찬에서 ‘이번에 남북회담 할 때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방문 시기, 방북단의 규모, 일정에 대해서 북측과 협의를 해야 하지만 정부의 기본 입장은 국회에서도 함께 방북해 남북 간 국회 회담의 단초를 마련했으면 하는 욕심”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 대표와 통화에서 합동방문단 구성 방북 추진 의사를 재차 피력한 것은 전날 이 대표가 당선 직후 밝힌 포부에 화답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종료 후 기자간담회에서 “가능한 여야로 합동방문단을 구성해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 뒤 북쪽에 가서 관계자들과 남북관계 관련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과거) 남북교류협력기금 등 정책을 만드는 데 (북에) 갔다 오신 분들은 대화가 잘 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정당차원에서 하면 좋겠다고 판단하고 제안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입법문제는 당에서 크게 도와주셔야 한다. 조만간 지도부를 모시고 식사를 함께 하겠다”며 “다른 당 대표도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북한 방문 시 많은 여야 의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한다”며 “당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 정상회담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면 북미관계가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북미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으면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인연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장시간 경선을 치르느라 힘드셨을 텐데 완주하고 승리해 기쁘다”며 “이 대표와 인연이 많아 당청 관계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축하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이 대표가) 중간에 그만두게 돼서 그런 것”이라며 당시 안철수 대선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이 대표가 민주통합당 대표직을 중도 사퇴한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완주해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지난해 5월16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중국 특사로 임명된 이해찬 대표에게 친서를 전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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