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100여명의 부상자를 낳았던 2009년 8월 경찰의 ‘쌍용자동차 사태’ 강경진압을 당시 ‘이명박 청와대’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직권남용 등 위법사실이 확인됐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청 조사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는 28일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사태 당시 진압방법과 관련해 강희락 경찰청장과 조현오 경기청장 사이에 이견이 있었지만 조 청장이 청와대 측 승인을 받아 강경진압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조 전 청장은 이른바 ‘영포라인’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이 같은 사실은 조사위가 강 전 청장과 조 전 청장을 각각 대면 조사한 결과 확인됐다. 조사위는 다만, 당시 조 전 청장이 접촉한 청와대 인사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실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은 사태가 지속된 이틀 동안 최루액 20만 리터를 섞은 물을 헬기에 실어 다목적발사기를 통해 ‘공중 살수’했다. 이 때문에 시위에 참가했던 쌍용차 노조원 100여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 관계자는 “헬기상에서 최루액을 공중분사해 진압하는 방식은 관련법상 법적 근거가 없는 행위라며 ”탐색임무에 투입되는 경찰 헬기를 가지고 하강풍을 이용해 노동자를 해산시키고 물탱크 장치를 탑재해 최루액을 혼합살수하는 것은 비례원칙상 경찰청직무집행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이와 함께 테러진압 장비인 테이저건 등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 80여명을 투입한 것도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특공대는 대테러방지법상 경찰청 산하에 설치하도록 규정한 대테러 단체다.
조사위는 이날 경찰이 쌍용차 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사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을 조사한 결과 잘못된 점이 있으면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10월21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5회 경찰의날 기념식에 조현오 경찰청장과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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