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대표가 이끄는 새 지도부 체제로 개편됐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 사실상의 좌장으로서, 강한 리더십에 기초한 ‘강성’으로 분류되는 이 신임 대표의 당선은 2020년 치러질 제21대 총선에서 재집권의 기반을 다지라는 당심이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대표의 행보가 순탄하게 흘러갈 것이라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대표 경선 과정에서 분열된 당심 재결집이 선행돼야 한다. 표면적 정리 수준에서 머물 경우 차기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과 자중지란을 다시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대 과정만 보더라도 당권 주자들은 서로 친문을 앞세우며 경쟁했다. 이는 향후 공천 결과에 따라 ‘불통’ 논란과 엮여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계파 간 갈등과 유사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우리당은 하나가 될 때 승리하고 분열할 때 패배했다”며 “우리당과 문재인정부는 공동운명체다. 문재인정부가 곧 민주당 정부”라고 말했다. 또 “투명하고 객관적인 상향식 공천, 예측 가능한 시스템 공천으로 2020년 총선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겠다”며 소통을 약속했다.
청와대를 넘어선 민주당 주도적 정책 방향 제시 가능성도 크다. 이 대표는 “당·정·청 협의를 더 긴밀하게 추진하겠다”며 “정부에는 있는 그대로의 민심을 전달하고 국민들께는 국정운영의 어려움과 지지를 부탁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당·정·청 관계 설정을 놓고 이 대표가 이처럼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은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7선 의원 경륜에서 나오는 여유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정견발표에서도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이 안 보인다는 말은 사라질 것”이라며 “당의 존재감이 커지고, 당·정·청 협력은 더 굳건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청와대 일부에서는 이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보다 선배인데다 정치적 무게감을 고려하면 다소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야당과의 협치도 이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전략적 협치 등을 통해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문재인정부의 개혁 입법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여야 5당 대표 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도 큰 틀에서 ‘야당의 통 큰 협조’를 요청했다. 박미경 원내대변인은 “갈등하고 반복하는 국회가 아니라, 성과를 내며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신임 당 대표의 결연한 의지가 돋보인다”며 “야당의 통 큰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2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해찬 후보가 홍영표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 당선인들과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해영, 박주민, 설훈 최고위원,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박광온, 남인순 최고위원 .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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