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은 최태원 SK 회장의 과제로 꼽힌다. 사촌 형제간의 계열 분리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의 지배구조 개선도 최태원 회장이 풀어야 한다.
사회적 가치란 기업의 인프라를 공유하거나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등 이윤보다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최태원 회장은 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확대경영회의와 이천포럼 등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당장 계열사 CEO들은 고민에 빠졌다. 한 SK 계열사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은 계열사들이 기존에도 하고 있었지만 사회적 가치 추구 활동의 결과를 수치화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기존 사업 내용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한 기존의 대표적 사례도 없다. 사회적 가치 추구 기업의 완성형을 위해 최 회장과 SK 계열사들이 기존에 없던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26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SK
사촌간의 계열분리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형제가 그룹을 나눈다는 전망이 지난 수년간 지속됐다.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은 고 최종건 SK 창업주의 아들들로,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SK케미칼은 지난해 말 지주사 SK디스커버리와 투자를 담당하는 사업회사 SK케미칼로 인적분할됐다. SK그룹 아래 SK주식회사와 SK디스커버리 2개의 지주사가 생겼다. SK주식회사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 SK디스커버리는 최창원 부회장이다. 최신원 회장은 SK네트웍스에 강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다. 최신원 회장의 SK네트웍스 지분율은 지난 2분기 기준 0.72%다.
SK텔레콤의 분할로 인한 ICT 계열사의 지배구조 개선도 최 회장의 고민거리다. 현재 ICT 계열사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덩치가 커지면서 SK텔레콤을 중간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SK하이닉스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이 거론된다. SK텔레콤이 중간 지주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가 적극적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확대를 보다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거느리려면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 SK㈜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면 인수할 기업의 지분을 모두 사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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