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20주년)대를 잇는 '사회적 가치' 경영
2018-08-31 06:00:00 2018-08-31 11:23: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회적 가치'는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사회공헌 경영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최종현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이 투철했다. 그는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진 것이다. 기업의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현 회장은 장학퀴즈를 후원하고 비영리공익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며 국가 인재양성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종현 회장은 1995년 SK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자리 잡았던 경기도 수원시에 선경도서관을 만들어 기부했다.
 
최태원 회장도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실천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2006년 수원에 '해비타트-SK행복마을' 3개동을, 2009년에는 'SK청솔노인복지관'을 건립해 기부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자리를 이어받아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매년 재단의 유학생 장학증서 수여식에 참석해 "자신이 받은 혜택을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회장은 SK 계열사들에게도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까지 추구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기업은 이윤 추구가 첫째 목적이지만 경제적 가치가 낮아지더라도 사회적 가치를 올린다면 경제적 가치는 따라온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20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시카고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는 사업의 액세서리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와 함께 고려해야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 추구 활동의 일환으로 그가 강조하는 것이 '공유 인프라'다. SK 계열사들이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협력사와 사회에 공유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취지다. 공유 인프라를 실천하기 위해 SK는 경쟁사와 공공기관과도 손을 잡았다. SK에너지는 지난 6월 정유업계 맞수인 GS칼텍스, 물류 스타트업 줌마와 손잡고 택배서비스 '홈픽'을 선보였다. 홈픽은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CJ대한통운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택배를 접수하면 중간 집화업체인 줌마의 택배 집화기사가 1시간 내 신청자를 찾아가 물품을 받는다. 기사가 물품을 거점 주유소로 옮겨놓으면 CJ대한통운이 배송지까지 운송하는 방식이다. SK에너지는 지난 7월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우체국과 주유소가 결합된 미래형 복합 네트워크를 개발하는데 합의했다. SK텔레콤도 공유인프라 실천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달초 출시한 0요금제 혜택의 일환으로 대학생들에게 전용 공간인 '0아지트'를 무상으로 대여할 예정이다. 0아지트는 학생들이 함께 공부를 하거나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SK텔레콤은 전국에 구축된 직영점과 대리점 등의 유통망 공간을 활용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기업을 선정해 인센티브도 지급하고 있다. 기업의 착한 일을 수치로 측정해 그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이다. SK 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은 올해 4월 130개 사회적 기업들이 지난해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제공 ▲환경문제 해결 ▲생태계 문제 해결 등 4개 분야에서 만들어낸 사회성과가 324억원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추진단은 해당 사회적 기업들에게 총 73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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