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대법원이 유모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현 변호사)을 고발해달라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요청을 거부했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7일 "검찰은 인지 등으로 '수사개시'를 했을 뿐만 아니라, 강제수사를 위한 '영장청구'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인지 등으로 수사하고 있는 사건에 관해 법원행정처, 나아가 대법원이 그 범죄혐의의 성립 여부를 검토하고 고발 등의 방법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검찰에 답했다"고 밝혔다.
또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사법행정의 영역에서 필요한 협조를 마다하지 않겠다"며 "유 변호사가 보관하고 있는 문서 등은 그 보유 여부를 확인 후 회수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법원행정처의 입장 이후 "유 변호사의 반출 자료들은 수사 진행 중인 범죄의 '증거물'이고, 이러한 증거물에 대해 수사대상자의 과거 소속기관이 임의로 회수하는 것은 증거인멸죄 성립 가능성 등 위법성이 있어 불가하다. 이러한 취지를 이미 법원행정처와 유 변호사 측에 수차례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전날 검찰은 법원행정처에 "유 변호사의 행위는 범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판단되니, 진상을 규명하고 중대 불법 상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신속히 유 변호사에 대한 범죄 혐의에 대해 검토해 형사고발, 수사의뢰 등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 5일 유 변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대법원 재판 관련 기밀 문건 의심 파일을 다수 발견했다. 하지만 유 변호사 측이 검찰의 임의 제출 요구를 허락하지 않으며 영장을 제시하라고 맞섰고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반출 자료에 대한 영장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검찰은 추가 수사를 위해 대법원에 고발을 요청했다.
한편, 검찰은 9일 오전 10시 유 변호사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 변호사는 대법원 근무 당시 대법원의 하급심 재판개입이 의심되는 법원행정처 문건 다수를 받아본 혐의와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박채윤씨의 특허소송 관련 대법원 재판보고서 등 대법원 내부 기밀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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