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확진자 부인의 주변인 등의 자가격리를 고민하고, 확진자가 있던 비즈니스 클래스 화장실과 승객들의 증상을 타이트하게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박 시장은 9일 오후 8시25분쯤 서울시청에서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는 앞서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의 일상접촉자 440명을 수동감시에서 능동감시로 전환하는 데 따른 후속조치 성격이었다.
서울시 대책회의에서는 질본·보건복지부 등 중앙정부의 능동감시보다 더 철저한 조치가 논의됐다. 중앙정부의 능동감시는 일상접촉자에게 1:1로 담당 공무원을 붙여 매일 전화 연락 등으로 건강 상황을 파악하는 내용이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전화 연락 말고도 취할 수 있는 조치, 자가격리자들에 대한 경제 보상 방법 등을 의논했다.
밀집접촉자 및 일상접촉자 중에서도 위험성이 더 높은 사람들이 의제에 올랐다. 일단 자가격리된 밀집접촉자 중 특별히 잠재적 위험이 높은 3명의 주변인을 자가격리하는 방향이 논의됐다. 3명은 확진자의 부인, 확진자와 같이 비행기를 타고 리무진 택시를 예약한 탑승객, 확진자를 인천공항으로부터 삼성서울병원까지 태우고 간 리무진 택시기사다.
또 확진자가 비즈니스 화장실을 이용한만큼, 밀집접촉자·일상접촉자 중 비즈니스 승객이나 이코노미 앞쪽 승객, 비즈니스 클래스에 머문 사람들이 증상 여부를 특별히 더 면밀히 물어보고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외국인 탑승객 115명 역시 입국 신고서, 대사관, 호텔 등을 통해 소재지를 파악해 국내인에게 통지한 것과 동일한 정보·주의사항을 통지하라는 결론이 나왔다.
박 시장은 "메르스 잠복기가 풀리는 내일부터 증상이 나타나는지 타이트하게 살피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박 시장은 "모든 것이 잘된다는 생각보다는 무엇이 부족한가, 어떤 것이 비어있는가 탐색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확진자가 진실을 충분히 얘기하지 않았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진자는 지난 7일 쿠웨이트로부터 국내로 돌아오는 입국 검역대에서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8월28일 현지에서 오한과 설사 증세가 시작됐고, 9월4일 의료기관에서 수액을 맞고 약을 처방받았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본인 요청으로 휠체어를 타고, 부인에게 마스크를 타고 마중나와달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쿠웨이트 병원에서 어떤 처방과 약을 받고 비행기에서 어떻게 복용했는지, 화장실은 본인 말대로 2번 밖에 안 갔는지 합리적 의심이 해소되야 한다"며 "검역 때 왜 발열과 호흡기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는지도 역학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처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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