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발표 '임박'…지역은 유탄 맞을라 '긴장'
입주물량 폭탄·매수심리 하락 등 겹겹이 악재…전문가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필요”
2018-09-12 06:00:00 2018-09-12 0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지역 경제 침체가 길어지면서 창원과 울산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1억원 이상 떨어진 곳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조만간 발표될 부동산 대책이 수도권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탓에 안그래도 심각한 거래 절벽이 한층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11일 뉴스토마토가 만난 지역 부동산 중개소 소장들은 ‘최악’의 부동산 시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소정 창원 푸르지오 부동산 소장은 “지난달 체결된 계약은 전세매물 1건”이라며 “거래가 올 스톱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은)자꾸만 내려가고 있고, 구축 아파트의 경우 역전세가 나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방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얼어붙은 매수심리에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굳이 하락하는 아파트를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일 발표된 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경남지역 매수우위지수는 11.2로 전국에서 울산(9.1)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할수록 매도자보다 매수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71.6이다.
 
 ◇공급폭탄·미분양속출, 1억씩 빠진 아파트 수두룩
 
나아가 과거 분양됐던 아파트들이 대규모 입주를 시작하면서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창원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아파트 가격도 신축, 구축 가릴 것 없이 전고점 대비 1억원 이상 하락한 곳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도 지난해 8월 1만354건에서 지난 7월 1만5095건으로 증가세다. 
 
창원시 성산구 대동토월 한마음타운(2810세대)의 경우 31평형 기준 지난 2015년12월 3억71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현재는 2억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인근 입주 5년차 아파트인 성남꿈에그린 (812세대)역시 34평형 기준 5억3300만원에서 4억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양희 창원 가야부동산 소장은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아예 없다”며 “창원 성남동은 상업지구로서도 중심축인데 상가 공실률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어 “1층 상가는 권리금 없이 1년 반씩 비워두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경제와 함께 무너진 부동산 시장
 
창원과 울산 등 제조업과 조선업 등 지역경제가 무너진 지역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지역경제 살리기’를 꼽았다. 
 
20년째 울산에서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 중인 김철수 동영공인중개사무소 소장은 “주민 대다수가 제조업 종사자들인데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울산 동구같은 경우는 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자꾸 서울 부동산 잡겠다고만 하는데, 지방에 근로자들부터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 삼산탑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지금 울산 경기는 너무 안 좋다”며 “중개소 사무소를 운영한 지 얼마 안됐지만 정말로 최악”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도 지역 경제 살리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부동산을 포함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복합처방이 필요하다”며 “다만 강남을 잡는다는 이유로 지방부동산이 유탄을 맞는 일은 없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릴 수 있는 단기적인 해법은 없다”며 “결국 중장기적으로 지방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정부가 강남 집값 잡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가면 나중에는 시장만 더 꼬일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9월27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건설 중인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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