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 '구미 쟁탈전'…TK 지원 약속하며 민심잡기
2018-09-11 18:15:25 2018-09-11 18:15:2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11일 경북 구미시를 찾아 대구·경북(TK) 지역의 경제를 살리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당 지도부의 구미 방문은 지난달 29일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구미에 다녀간지 13일 만이다. 6·13 지방선거 당시 텃밭인 구미에서 민주당에 패배한 한국당이 전통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일정 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줄곧 문재인정부와 함께 박정희정부 시절 국가주의를 비판하며 거리를 뒀다. 이랬던 그가 태도를 바꿔 구미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직접 찾기로 한 것은 최근 TK지역을 찾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행보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취임 후 경북 구미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TK지역에 대한 집중 지원을 약속하며 민심 구애에 나선 바 있다.
 
한국당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생가 참배에는 김 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철우 경북지사, 대구·경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등 50여명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제3공화국 이후에 우리가 정말 경제가 한 번 크게 성장했다. 그런데 그렇게 성장했던 그 경제가 지금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다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한 뒤 구미시청에 들르지 않고 바로 구미국가산업1단지로 향했다. 오전 11시에 구미국가산업단지 현황보고 및 입주기업체 간담회를 진행한데 이어 12시부터 구미국가산업5단지 현장사무소에서 ‘비대위원회-대구·경북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하지 않고 구미시청에서 최고위 현장 회의를 연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당은 이날 구미시를 중심으로 TK 경제를 살릴 복안을 집중적으로 내놓으며 지역 민심 되돌리기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구미 지역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KTX가 반드시 구미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철도계획을 확정짓는데 우리당이 책임지고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여러분들이 요구하는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같은 것은 최대한 챙겨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방언론과 중앙언론의 보도를 빌어 정부의 ‘TK 홀대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함 의장은 “올해 대구·경북 지역의 국세납부 예상액이 12조원 정도 되는데, 그에 반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대구·경북 지역 예산은 약 6조원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며 “타 지역에 대해 제가 굳이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비교해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국회에서 결산은 마쳤지만, 예산에서도 지역 의원들과 함께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경북 구미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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