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브라질 시장 수요 회복에 따라 현지 투자를 지난해보다 대폭 늘린다.
현대차는 올해 브라질 현지 생산기지인 상파울루공장에 862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전년(381억원) 대비 2.3배 수준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투자 금액은 39억원으로, 하반기에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효율화를 집중 추진한다. 지난 2012년 준공한 상파울루공장에서는 현재 소형 해치백 ‘HB20’과 변형 모델인 ‘HB20S’ ‘HB20X’,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브라질공장. 사진/현대차
브라질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10위 규모 시장이다. GM, 피아트,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생산기지를 두고 경쟁 중이다. 현대차는 이 시장에서 지난해 20만1955대를 판매해 5위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량은 10만6445대로 전년 동기(9만9322대)보다 7.2% 증가했다.
최근 브라질은 물가 하락, 금리 인하, 실업률 감소 등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체결한 자동차 분야 무역협정으로 관세가 면제돼 현지 물량의 인접국가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콜롬비아는 아르헨티나, 멕시코, 칠레에 이어 브라질산 자동차를 네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아울러 브라질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점유율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1.3%의 점유율로 1위였던 피아트는 지난해 13.4%로 2위가 됐고 같은 기간 폭스바겐의 점유율은 18.6%에서 12.5%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5.9%에서 9.3%로 상승했다. 포드가 9%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현대차와의 점유율 격차는 0.2%p에 불과해 순위 변동은 시간문제다.
현대차는 브라질 시장 진출 5년 10개월만인 지난달 누적 생산과 판매 모두 100만대를 돌파했다. GM과 포드가 20년, 토요타와 폭스바겐이 15년, 피아트가 11년 걸린 것에 비해 빠르다. 진출 초기 연간 15만대이던 브라질 공장 생산 규모는 지난 2014년 18만대로 증가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는 생산 능력을 22만대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브라질을 거점으로 중남미 시장 공략 확대에도 나설 계획으로, 내년 중남미권역본부를 출범해 이 지역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회사 측은 "대대적인 증설이라기보다는 생산라인 효율화를 통해 수요 확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며 "투자 금액 규모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브라질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각별히 애정을 쏟아 온 시장이다. 그는 공장 건설 당시부터 현장 경영을 펼쳤고 지난 2012년 10월 상파울루 국제모터쇼에도 참석해 'HB20'과 'HB20X'를 직접 소개하면서 "세계 경제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브라질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현지 공장을 지으면서 현대차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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