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경기도가 지차체 중 처음으로 건설업 불법 외국인노동자 고용 관행을 근절하고자 팔을 걷었다. 공공공사부터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단속해 내국인 건설노동자 확대와 적정임금 확보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적자공사를 우려하는 건설업계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대안 마련을 호소했다.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도는 양질의 건설업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해 관할 공공공사부터 외국인 불법 고용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도는 불법 외국인 체류자들이 건설노동자의 일자리를 잠식해온 결과 저임금 일자리 증가와 노동환경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13일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떨어지거나 부실공사가 벌어질 우려도 있다. 노동환경 개선 차원에서 불법고용 사례들이 있으면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해마다 불법체류 외국인은 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불법체류자 수는 약 33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42.1% 증가했다. 특히 법무부가 지난 2월부터 5월11일까지 상반기에 불법체류 외국인을 집중단속한 결과 건설업종에서 1297명의 불법체류자를 적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로 그만큼 서민 일자리가 잠식됐다는 의미다.
다만 건설업계에선 공사비는 낮은데 인건비가 높아 생존이 어려운 현실을 토로한다. 현재 건설현장에선 기능인력의 고령화와 신규 인력 유입 저조 등의 문제로 일손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건설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올해 건설현장 내국인력 부족 인원이 10만3974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도에서 불법 현장을 조사를 한다는 것은 고유 권한이지만 현장에서 내국인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공정들이 많다"며 "현실적인 괴리가 있는데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에선 내국인 인력 확보를 인한 공사비 인상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고용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적정공사비를 전제로 인력을 확보할 원천적인 방안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도는 이 같은 건설사들의 적정공사비 주장이 내국인 근로자 채용과 큰 상관이 없다고 반박한다. 김 비서관은 "공사비가 올라가는 것과 외국인 근로자 채용은 큰 연관을 짓기 어렵다"며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더 많아 적정한 수준을 찾아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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