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정상회담)문 대통령 "백두산 관광시대 올 것", 김정은 "천지에 남북 새역사 담자"
남북정상 내외 천지 산책…문 대통령 "소원 이뤘다"며 백록담 물 합수
2018-09-20 14:58:32 2018-09-20 15:03:33
[평양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민족의 영산 백두산 천지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소원이 이뤄졌다”고 감격했고,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1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중인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6시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을 출발해 오전 8시20분께 삼지연공항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해 대기하던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문 대통령 내외를 반갑게 맞았다. 남북정상은 차를 타고 이동해 9시33분 경 백두산 천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군봉 정상으로 이동했다. 현장에는 의자 4개와 티테이블이 배치됐지만, 양 정상 내외는 곧바로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다.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고 반드시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었다”며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다.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겠다.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화답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말했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고 거들었다. 리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들이어 남북정상 내외는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가 출발하는 향도역에 들러 오전 10시10분 함께 케이블카를 타고 10시20분 천지에 내렸다. 남북정상 내외는 함께 천지 주변을 산책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일부 수행원도 동행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미리 준비해온 한라산 백록담 물을 천지에 합수하기도 했다.
 
이날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전격 제안을 문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당초 장군봉이 목표였지만 기상상태가 양호해 천지까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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