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상에 고민 깊어진 한은…10·11월 인상 '저울질'
연준,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더 벌어진 한·미 금리차에 연내 인상 가능성↑
2018-09-27 16:08:39 2018-09-27 16:08:39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국내 경제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더 벌어진 한·미 간 금리 격차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은 더욱 거세진 모양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6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재의 연 1.75~2.00%의 금리를 연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추가 금리 인상은 올 들어 3월, 6월에 이어 세번째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2%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미국 경제가 견조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그 기조에 맞춰 오늘 또다시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FOMC에서는 눈에 띄는 부분이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완화적'으로 남아있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확고한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마이클 애론 수석 투자전략가는 "통화정책에서 '완화적'이라는 말이 사라진 것이 눈에 띈다"며 "이는 통화정책이 점점 덜 완화적이게 되고 중립금리 쪽으로 더 다가서게 될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미국의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당국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자본 유출입 가능성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오전 출근길 인터뷰를 통해 "FOMC의 정책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예견됐었고, 앞으로의 금리 전망도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서 곧바로 큰 영향을 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미국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며 "우리나라의 건실한 경제기반이나 과거 몇차례 유사한 사례를 감안할 때 외국자본의 급격 유출이라든지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외환당국은 향후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되는 만큼 경계감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됐고, 미국이 앞으로도 금리를 올릴 계획으로 있기 때문에 좀 더 경계심을 갖고 자금흐름의 추이를 봐야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도 "앞으로도 미국이 몇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신흥국 위기확산, 미중무역마찰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한 여러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의 금리 차이는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때문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박도 한층 더 거세졌다. 이미 지난 3월 한·미 간 금리 역전이 시작되고, 계속된 금리 격차 확대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융불균형의 축적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통화)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앞으로 발표될 지표나 미·중 무역분쟁 등을 봐가면서 고민해 판단할 계획"이라며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한은은 오는 10월과 11월 두 번의 금통위를 남겨두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시장에서 FOMC의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며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 20일 발간된 한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도 '금융불균형'을 강조한만큼 10월 인상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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