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식기세척기 시장이 쑥쑥 크고 있다. 가전업계는 세탁기·냉장고·에어컨·TV 등 필수가전 이외에 건조기를 잇는 또 하나의 필수가전 후보로 식기세척기를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연간 판매량 기준 시장규모 100만대를 필수가전으로 본다.
통계청 광업제조업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정용 식기세척기의 국내 생산액은 지난 2016년 기준으로 2374억원으로 2006년 1114억원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규모는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는 10만대가량으로 보급률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가전으로 꼽힌다.
올해도 식기세척기는 성장 폭을 넓히고 있다. 코리아센터가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가정용 식기세척기의 올해 1~9월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상품 매출은 32% 증가했다. SK매직, LG전자 등 국내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식기세척기는 설거지 가사노동을 줄여주는 효도가전으로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에게 부담이 많다. 서울시가 지난 7월 발표한 서울서베이 '2018년 도시정책지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서울에 사는 408만 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여성의 가사노동 분담은 84.8%로 여전히 여성 위주의 가사노동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식기세척기는 빨래 가사노동을 줄여주는 건조기가 인기가 높아지는 것과 같은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을 보면 국내 식문화에 맞는 고온스팀, 불림 기능, 오목한 밥그릇에 맞는 세척코스 등 맞춤기능을 탑재한 부분이 특징이다. 시장점유율 약 60%로 1위인 SK매직은 지난 2분기 신제품 식기세척기 '터치 온'을 선보였다. 세척기술을 개선한 '파워워시(Power Wash)' 기능으로 상, 중, 하단 회전 날개에서 강력한 물살의 세척수 분사를 한다. 세척 전 불림 기능과 70~80도의 고온수 세척, 헹굼으로 눌러 붙은 밥알, 기름 때가 있는 조리 용기를 수월하게 살균, 세척할 수 있다. 오염상태를 스스로 진단해 세척할 수 있는 '스마트(SMART) 코스', 49분 만에 세척이 완료되는 '스피드(SPEED) 코스' 기능도 있다.
독일 브랜드 지멘스의 식기섹처기 실버이녹스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유리 그릇, 사기 그릇 등 그릇 종류에 관계없이 건조하고 살균 소독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자동 문 열림 기능은 작동을 마친 후 수증기를 날려 세척한 그릇을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게 돕는다.
또 다른 독일 브랜드 밀레가 IFA 2018에서 공개한 신제품 식기세척기는 오토 프로그램(Automatic Program)이 특징이다. 센서가 식기 오염도를 측정해 오염이 심하면 더 많은 양의 세제를, 오염이 덜하면 더 적은 양의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한다. 특수 설계된 분말 과립 세제로 식기를 보다 편리하고 위생적으로 세척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필요한 가사 노동을 줄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식기세척기가 앞으로 제2의 의류건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 번 편리함을 경험한 고객들은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 역시 높은 성장 잠재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식기세척기는 해외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는 급격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식기세척기는 전년(2016년)보다 104.8% 늘어난 3300억원가량 팔렸다. 올해는 지난 8월 기준 누적 판매액이 4000억원가량으로 지난해 판매액을 넘었다.
식기세척기가 건조기를 잇는 필수가전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SK매직
가사노동을 줄여주는 가전으로 식기세척기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밀레코리아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