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이 환경규제 영향으로 대이변이 일어났다.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 'A3'를 내놓은 아우디가 지난달 1위에 오른 반면, 일부 차종이 디젤 규제 인증을 받지 못한 메르세데스-벤츠는 4위로 밀려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아우디는 9월 2376대를 판매해 수입브랜드 중 1위를 기록했다. 아우디가 월 판매 기준 1위에 오른 것은 2007년 1월 이후 11년만이다. 특히 아우디 'A3 40 TFSI' 모델이 2247대나 팔리면서 9월 베스트셀링카 1위를 기록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우디는 지난 7월말 국내 저공해차 의무판매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사 차량 중 유일하게 저공해차 인증을 받은 A3를 출시한다고 발표했고 지난달부터 3000대 한정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A3의 출시 가격은 3895만8000원으로 공개됐지만 일부 딜러사에서는 2000만원 후반대에 판매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반면에 벤츠는 지난달 1943대를 판매해 전월보다 35.6% 하락하면서 4위로 밀려났다. 벤츠는 9월까지 누적 5만746대로 BMW(4만2962대), 토요타(1만1927대), 폭스바겐(1만992대), 아우디(1만912대) 등에 앞서고 있지만 평소 월 평균 5000~7000대에서 8월 3019대로 감소했고 9월 2000선마저 무너졌다.
환경규제 영향 등으로 아우디가 11년만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세드릭 주흐넬 아우디코리아 대표가 지난 6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시장에서는 지난달부터 강화된 디젤차 배출가스 측정기준이 기존 실내시험방법(NEDC)에서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법(WLTP)로 변경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벤츠의 경우 여러 차종에서 WLTP 인증을 빋지 못하면서 판매에 차질이 빚어졌다. 다만 벤츠 관계자는 "WLTP의 영향도 있지만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연식 변경을 앞두고 재고 물량이 대부분 팔렸다"면서 "현재 물량부족으로 판매가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연식 변경 이후에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BMW도 화재 사태 이후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판매량은 2052대에 불과했다. BMW는 올해 초 벤츠와 양강구도를 형성했고 3월에는 7052대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40여차례의 주행 중 화재 사고와 긴급 안전진단 및 리콜 과정에서 잡음이 이어지면서 7월 3959대, 8월 2383대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BMW '520d' 모델은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7533대로 벤츠의 'E 200'(7188대), 아우디 'A6 35 TDI'(5193대) 등을 제치고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9월 412대에 그쳐 순위변동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벤츠-BMW의 양강 구도에서 현재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4개사의 경쟁 구도로 재편됐다"면서 "BMW는 연내 판매 회복을 하기 어렵지만 벤츠는 WLTP 규제 인증과 연식 변경이 이뤄지면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9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는 19만7055대로 전년동기(17만3561대)보다 13.5% 증가했다. 현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연간 판매는 25만대를 돌파해 역대 최고 실적인 2015년(24만3900대)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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