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금융감독원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달 미국 재무부가 국내 시중은행 등에 접촉해 대북제재 이행상황을 파악했음에도 금융감독원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은 12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미 재무부가 평양공동선언 발표 직후 국내 시중은행 등을 접촉해 북한 관련 사업을 문의하는 등 대북제재 이행상황을 집중 파악한 것과 관련해 "금감원장의 조치가 있었냐"고 질의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에 대해 "(은행에) 이행을 촉구했지만 특별히 조치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윤 금감원장의 이 같은 답변에 김 의원은 "미 테러정보국에서 차관보급 고위인사 요청으로 대북 회의록 요청이 있었고, 미 재무부가 직접 우리 금융당국을 상대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며 "심각한 경고성 메시지로 보인다.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미 정부에서 테러와 관련 대북제재팀이 콘퍼런스콜을 제의했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금융기관이 제재되면 소문만 나도 조달 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거래 자체가 안된다. 완전 거래가 중단될 것이고, 이런 사태가 일어나면 은행 뱅크런 사태가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미 재무부 대북제재팀이 컨퍼런스콜을 요청했다면 금융수장은 심각하게 받아들어야 한다"며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갖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 의원은 "왜 미 재무부가 국내 은행에 컨퍼런스콜을 요청했는지 배경을 분석해야 한다"며 "관련 조치를 취했냐"고 추궁했다. 이에 윤 금감원장은 "은행에 대북 주요 제재 관련해 환기하고 이행을 촉구했다"면서도 "특별히 조치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성 의원은 "지금 미국 정부가 나서서 테스크포스(TF)팀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인데, 어쩌면 이렇게 안일하냐"고 질책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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