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브랜드 전략으로 '퀄리티 타임(Quality Time)'에 집중한다. 자동차에 탑승한 '고객의 귀중한 시간'이라는 의미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미래차' 전략을 반영했다.
현대차는 지난 3~4일 프랑스 파리에서 2018 글로벌 마케팅 컨퍼런스를 열었다. 전 세계 해외법인과 대리점 마케팅 디렉터, 본사 마케팅 담당자 등 140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는 '퀄리티 타임'이 향후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또 앞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관심사에 기반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본사·지역이 함께 구축해 마케팅 활동을 추진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사 측은 "고객의 경험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브랜드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현대그룹에서 독립했던 2000년, 정몽구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품질경영'을 선언하고 글로벌 5대 자동차 메이커가 되겠다고 했다. 2010년 현대차는 포드를 6위로 밀어내고 5위에 올라섰다. '게임의 룰'에 영향을 미칠만한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1년 뒤인 2011년 정의선 수석부회장(당시 부회장)은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모던 프리미엄'을 선언하면서 브랜드 경영을 본격화 했다. 소수만이 누리는 고품질이 아닌 모든 고객들이 제품과 기술의 특별함을 함께 누리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모던 프리미엄이 품질 경영의 연장선에 있었다면 퀄리티 타임은 차량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최근의 기술 변화와 연결된다. 현대차가 가진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통해 고객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브랜드 경영 2.0을 이끄는 핵심 가치인 셈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그룹 전반의 경영 전략 방향성으로 친환경 이동성(Clean Mobility), 이동의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 연결된 이동성(Connected Mobility) 등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인터브랜드 기준)는 2011년 60억달러에서 올해 135억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 현대차는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기술을 물류에 접목해 무인 배달차량 등 미래 혁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메타웨이브, 오로라, 이스라엘 오토톡스 등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물론 미국 사운드하운드, 중국 딥글린트 등 인공지능 기술기업과도 협업에 나섰다. 인터브랜드는 "현대차의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 상승 요인은 퓨처 모빌리티(Future Mobility)에 대한 투자 및 끊임없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 노력"이라며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의 출시와 고성능 N 모델의 출범은 현대차의 앞선 기술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보다 차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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