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일부 은행들이 출시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동산담보대출이 초반부터 인기몰이를 하면서 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동산담보대출에 IoT 기술을 접목한 은행이 아직 소수에 그친 데다 은행 대부분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대형 은행 중에서도 IoT 기반 동산담보대출을 앞서 출시한
기업은행(024110)과 신한은행의 대출 실적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이 지난 5월 출시한 IoT 기반 '스마트 동산담보대출'은 지난 9월 말 현재 401억원이 취급됐다. 이 상품은 출시 50여일 만인 지난 7월 65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약 2개월 만에 6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기업은행의 스마트 동산담보대출은 사업개시일부터 1년이 경과한 모든 중소기업에 동산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기업은행은 동산담보대출 활성화를 위해 대출 대상 기업의 신용등급 및 업종제한 기준을 모두 없앴으며 범용기계의 경우 담보인정비율을 최대 60%까지 높였다. 기업은행은 오는 2020년까지 총 1조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8월 선보인 '신한 성공 두드림 동산담보대출'의 경우 출시 50일 만에 1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신한 성공 두드림 동산담보대출 역시 사업개시일부터 1년이 경과한 모든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신용등급과 업종제한 기준도 해제됐다. 신한은행은 기존 동산담보대출 취급 시 원재료만 재고자산으로 인정했으나 이 상품을 통해 반제품과 완제품도 재고자산으로 포함시켰다.
우리은행(000030)의 경우 별도의 IoT 기반 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지 않고 기존 대출 상품에 IoT 기반의 원격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0일 동산담보의 사후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oT 기술을 활용한 원격관리 시스템 도입을 완료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8월부터 기계기구 동산담보물에 한해 IoT 기술을 활용한 원격관리솔루션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원재료만 동산담보로 인정됐으나 현재는 반제품과 완제품도 담보로 인정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 역시 최근
KT(030200)와 IoT 기술을 활용한 동산담보 자동관제 플랫폼인 'KB PIM'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KB PIM을 통해 현장실사 없이 동산담보물의 위치 및 가동 여부를 원격 모니터링하고 담보물의 위치 이탈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KT텔레캅의 긴급출동 및 현장조치도 가능하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IoT 단말기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동산담보 관리가 예전보다 수월해졌지만 중복 담보, 담보물 훼손 등 여전히 리스크가 큰 만큼 활성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상당수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및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예전과 같이 가계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대출 중에서도 중소기업대출 증가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동산담보대출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 중 담보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규모는 신용대출과 달리 매년 줄어왔다"며 "동산담보대출 활성화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은행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신한은행, 기업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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