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대여 신규거래를 중단하고, 기존 대여주식은 연말까지 해소키로 했다. 그간 국민연금이 주식대여를 통해 공매도 세력의 종잣돈 창구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3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에서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3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에서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민연금 주식대여에 대한 국민 우려가 큰 만큼, 향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의 지적에 "내부 토론을 거쳐 지난 22일부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대여 신규거래를 중지했다"며 "기존에 대여된 주식은 차입기관과의 계약관계를 고려해 올해 연말까지 해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한해 4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대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138억원 규모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현행법상 주식대여는 정당한 거래 기법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민연금의 주식대여가 공매도를 부르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국민연금도 손실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는 국민연금의 주식대여를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글이 수차례 올라온 상태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도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기타 연금들이 하지 않는 국내 주식대여를 국민연금이 하는 이유가 뭐냐"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대여가 공매도 세력에 종잣돈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국내 주식대여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앞으로는 주식대여가 공매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후에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장이 재정안정화 방안이 될 수 있냐'는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국민을 안심시킬 수는 있지만, 재정안정화 방안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연금제도를 국민들이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며 "가장 결정적으로 중요한 토론은 국회가 이끄는 게 맞다. 연금제도는 정부가 해법을 내놓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국회가 국민 의사를 물어 지속가능한 제도를 만들어준다면 국민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이사장은 '현행 적립식인 국민연금제도를 부과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의 질의에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의 전환은 중요한 문제여서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쟁돼 왔던 문제"라며 "많은 국가에서 기초연금 중심이냐, 국민연금 중심이냐는 선택과 조합에 의해서 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기초연금을 확대하고,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대로 강화해 나가는 데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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