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구속된 사법농단 핵심 인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변호인이 자신의 SNS에 올린 한시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임 전 차장 변호를 맡고 있는 황정근 변호사는 30일 오전, '오늘 아침에 떠오른 을지문덕의 시'라며 '여수장우중문시'를 게재했다.
이 시가 주목되는 이유는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여수장우중문시'는 612년 살수대첩에서, 고구려 명장 을지문덕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을 희롱하며 그에게 보낸 시다. 삼국사기는 우중문이 이 시를 받자 전쟁에 지친 군사들이 전의를 상실했다고 전한다.
황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이 지난 27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구속된 뒤 "법리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우선된 부당한 구속"이라며 "검찰 수사에 일체 협조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임 전 차장의 구속은) '직권남용죄'의 남용’이다. 정권교체에 따른 사법부 발 전형적인 정치보복"이라며 "옛말로 고색창연하게 명명하면 ‘무술사화'"라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날 게재한 '여수장우중문시'가 검찰 수사팀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국교 전 민주당 의원은 댓글로 '우중문에게 보낸 이 경고를 누구한테 보내시고자 하시는지?'라고 물었으나 황 변호사는 답하지 않았다.
최근 황 변호사는 여권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특별재판부 설립에 대한 반대 활동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사법농단 등 혐의로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황정근 변호사가 30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사진/페이지 캡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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