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 비준을 둘러싸고 여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31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까지 제출하며 강수를 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해임 사유가 가관"이라며 "한국당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승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안과에 조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냈다. 한국당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해임건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11월1일 국회 본회의 보고가 끝나면 2일 본회의에서 조 장관 해임건의안의 표결이 이뤄지도록 문희상 국회의장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우선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배경에 대해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과 관련 남북철도와 도로연결 사업을 합의한 사항 등이 헌법 제60조 등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조 장관은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이 국회에 계류 중에도 막대한 재정이 투입될 수 있는 남북 철도와 도로연결 사업을 합의하고 이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 동의권을 명시한 헌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또 조 장관이 남북 고위급회담 과정에서 탈북민 출신 기자의 취재를 불허해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과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시설 개보수사업 관련해 규정을 어기며 불투명한 방식으로 국민혈세를 유용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해임건의안 제출에 즉각 반발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정부여당이 하는 일을 무조건 물어뜯고 말겠다는 행태를 그만둬야 한다"면서 "한국당의 몽니가 끝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태클도 지나치면 퇴장을 당한다"고 경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조 장관을)해임하겠다는 사유가 가관"이라며 "남북 고위급회담 취재에 탈북민 출신기자를 배제시킨 것과 남북연락사무소 공사비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탈북기자 취재배제는 남북회담의 특수성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락사무소 공사비용 건도 급박히 공사일정을 감안해 사후정산을 하게 된 사정을 정부가 충분히 설명했다. 그런데도 해임건의안을 내겠다는 것은 생떼부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침했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와 김승희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조명균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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