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대표기업 메디톡스와 휴젤이 수출시장 희비교차에 엇갈린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이 보따리상 단속을 강화하면서 실적 변수가 커진 가운데 업체들은 현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3분기 매출액 482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 13% 증가한 수치다. 반면 휴젤은 16%, 78.4% 감소한 매출액 349억원, 영업이익 51억원에 그쳤다.
양사 실적은 주력 사업인 톡신 및 필러 수출시장에서 엇갈렸다. 휴젤이 남미·러시아 시장 매출 증가에도 아시아 지역 유통망 재정비 여파에 주춤한 반면, 별다른 변수가 없던 메디톡스는 고른 매출 성장에 성공했다. 톡신·필러 수출이 양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기준 47.6% 67.1%다. 메디톡스는 전년 대비 비중이 소폭 늘었지만, 주요 시장 타격이 불가피했던 휴젤은 15.9%포인트 낮아졌다.
국산 톡신 최대 수입국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 여파도 각기 다르게 작용했다. 공식적으로 판매허가를 받은 국산 제품은 없지만 중국은 보따리상(따이공)에 의해 암암리에 대규모 수출이 이어져 온 지역이다. 현지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대로 추정되지만 음성 거래가 만연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업계 일반론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출된 국산 톡신 가운데 45%는 중국향이었다.
하지만 상반기 가짜 백신과 보톡스에 홍역을 치른 중국 정부가 가짜 의약품 단속을 강화하면서 보따리상들의 활동에도 제약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국산 보톡스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했다. 톡신 수출국이 메디톡스(60여개국) 대비 적은 휴젤(26개국)이 중국 시장 타격과 아시아 판매망 정비까지 겹치며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양사 모두 보따리상이라는 우회적 중국 판매로에 제동이 걸린 만큼, 현지 정식 판매허가로 정면 돌파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선 메디톡스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월 현지 판매허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 허가 및 하반기 정식 판매 가능성이 높다. 휴젤 역시 임상 3상을 완료했지만, 현재 임상시험 결과보고서(CSR)를 준비 중에 있어 내년 하반기 허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보톡스의 경우 중국 로컬 제품 대비 품질이 좋고, 미국산 대비 가격이 저렴해 정식 판매가 이뤄졌을 때 경쟁력이 있다"며 "메디톡스가 국산 제품 가운데 가장 먼저 현지 진출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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