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자기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투쟁하는 게 아니라 대화와 타협, 양보와 고통분담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소속 자문기구인 경사노위는 이날 오후 공식출범과 함께 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경사노위 본위원회는 문성현 위원장을 비롯해 주요 노·사단체와 정부대표, 청년·여성·비정규직, 중소·중견·소상공인 대표 등 총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탄력근로제 확대, 국민연금 개편 등을 논의한다. 다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일단 17명 체제로 출범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정말 고대했던 날”이라며 “서로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절충안을 이끌어내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사회적 대타협은 한 국가의 경제·사회적 대전환을 이끌었다”며 “독일은 하르츠 개혁, 네덜란드는 바세나르 협약을 통해 저성장과 고실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재도약과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기반을 다졌다”면서 경사노위가 그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의 주체가 ‘노동계와 경영계’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노동계와 경영계 간 이견을 좁히고 정책을 실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보와 타협 없이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타협도 어렵고, 이행도 어렵다”면서 각 주체들에게 책임성과 고통분담 자세, 열린 마음 등을 당부했다. 다만 민주노총의 불참을 두고 “빈자리가 아쉽다”며 “위원회가 사회적 총의를 담아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참여해 주길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사회안전망 개선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법제도 개선 ▲안전한 일터를 위한 산업안전 ▲디지털 전환 ▲4차 산업혁명과 노동의 미래 ▲국민연금 개혁과 노후소득 보장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에서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작은 성공부터 이뤄내어 성과를 쌓아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위원회가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그 위상을 굳건히 해야 사회적 합의의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서 “나도 위원회의 합의가 실질적인 구속력과 실천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다해 보장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문 대통령,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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