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예산 대거 '보류'…밀실합의 현실화
일자리예산·남북협력기금 등…28일부터 소소위서 비공개 심사
2018-11-26 16:46:51 2018-11-26 16:46:5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쟁점사업 예산이 줄줄이 보류됐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벌이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일자리와 남북협력기금 등 상당수 사업을 '감액 보류된 상태'로 소소위로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소소위는 비공개로 진행해 '깜깜이 심사'라는 비판을 받는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예결위는 16개 상임위 가운데 13개 상임위 소관부처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마쳤다. 하지만 감액심사를 진행 중인 예산소위는 잇달아 예산안 보류 결정을 내리고 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의원 측 관계자는 "보류가 90% 넘는다고 볼 정도로 많아서 거의 책 한권"이라며 "협의되고 넘어가는 게 없을 정도로 너무 많다. 책자에 있는 것 중에 합의된 게 없다"고 밝혔다.
 
특히 여야는 남북협력기금을 놓고 대치 중이다. 정부는 내년 남북협력기금 총액을 1조977억원으로 올해 9592억7000만원보다 14.4% 증액해 국회에 제출했다. 또한 정부는 남북경제협력 기반 조성에 4731억8000만원을 편성해 올해보다 51.0% 늘렸다. 민생협력 지원 분야는 4513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액했다.
 
반면 야당은 남북협력기금 예산 중 1200억원의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당은 남북경협 예산 4289억원, 민생협력 지원 예산 2203억원 등 총 6492억원을 삭감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보다 많은 7079억원을 감액하겠다고 했다. 삭감 규모만 전체의 3분의2 수준이다.
 
야당은 또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의 일부 사업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예산'이라고 맞서며 감액 심사에서 보류된 안건을 전부 소소위로 넘겼다. 바른당 정운천 의원 측 관계자는 "통일부가 비공개내역을 끝까지 공개할 수 없다고 하고 한국당 등 야당은 왜 공개를 못 하냐고 싸우다가 나중엔 다 나갔다"며 "싸움만 할 수 없으니 일단 통일부 관련 예산은 다 넘기자고 한 상태"라고 전했다.
 
야당은 일자리 예산에 대해서도 대폭 삭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등 근본 대책 없이 세금으로 땜질 처방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고용노동부의 구직급여 사업 예산 7409억원에 대해 최대 6156억원에서 최소 4534억원의 감액을 주장하고 있다. 고용창출 장려금 예산은 3728억원,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 예산은 2323억원, 고용센터 인력 지원 예산은 728억원의 감액을 주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문재인정부의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 지원 예산이다.
 
예결위는 합의하지 못한 사안에 대해선 28일부터 간사간 소소위를 열어 세부 논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남북협력기금·일자리 예산 등 쟁점 항목이 많아 처리 시한을 맞출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안상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