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6% 성장에 그치며 3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건설투자 급감 등 투자 부진 영향이 컸다. 2분기 연속 0%대 저성장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7%도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조심스레 나온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6%에 그쳤다. 지난 10월 속보치 수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난해 2분기 -0.2% 성장 이후 3분기 만에 최저치다. 올 2분기(0.6%)에 이어 0%대 흐름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성장률은 속보치와 같은 2.0%로, 2009년 3분기 0.9%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3분기 성장률이 0%대에 그친 것은 투자·소비 등 내수 부진 영향이 컸다. 실제 3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보다 6.7%나 감소했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는데, 1998년 1분기(-9.7%) 이후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9%를 기록, 1998년 4분기(-17.8%) 이후 가장 낮았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줄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등 기계류가 줄면서 전기 대비 -4.4%를 기록했다. 1년 전과 견주면 7.4% 감소했다. 2013년 1분기(-12.3%)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투자 급감은 3분기 경제성장률을 1.5%포인트나 끌어내렸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는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1.1%포인트, -0.4%포인트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하락한 가운데 속보치 대비 큰 흐름이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5세대 이동통신 투자가 4분기에 시작됐고, 기계류 통관수입 감소세도 둔화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민간소비도 전분기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속보치 0.6%에서 0.1%포인트 하락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3분기 연속 0%대 흐름이다. 그나마 정부소비가 1.5% 증가하면서 전체 소비를 받쳐줬다. 다만 정부소비도 1년 전과 비교하면 지난해 3분기(1.9%) 증가율은 회복하지 못했다.
3분기도 0%대 저성장을 기록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 2.7% 달성도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한은은 지난 10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은의 전망대로 2.7%를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84~1.21% 성장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고용시장 위축 등 경기 둔화 경고음이 커지면서 2.7%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5%까지 끌어내렸다.
일단 한은은 2.7% 달성이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4분기 성장률이 0.84~1.21% 성장하면 성장률 전망치 2.7%를 달성할 수 있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폭염 충격이 사라지고, 6월 지방선거로 지방자치단체장 등 교체에 따라 미뤄진 재정 지출이 4분기에 진행될 것"이라며 "정부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유류세 인하 등 내수 활성화 정책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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