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른바 '궁중족발' 사장에 대한 강제집행 시 절차를 위반한 집행관에 대한 과태료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는 집행관이던 이모씨가 "집행관 징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는 강제집행이 지난해 11월9일 종료됐는데 그해 11월16일부터 열린 법원 감사에서 지적을 받기 전까지 강제집행에서 사용한 노무자 인적사항을 사용노무자 등 관리부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자인했다"며 "여러 변론 전체를 종합하면 이씨가 강제집행에 실제로 참여한 바 없는 노무자 14명의 인적사항을 관리부에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지침을 위반했다고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씨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10명의 노무자 중 6명을 서울중앙지법 승인 없이 다른 등록 외 노무자로 교체해 강제집행에 사용했다고 자인하고 있다. 따라서 지침을 위반했다고 할 것"이라며 "등록 외 노무자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는 데에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 보이지 않는 점, 강제집행 실시 당일 반드시 강제집행을 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보면 노무자 6명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이씨는 점포에 먼저 들어가는 일부 노무자들에게 조끼를 착용하지 않도록 한 것은 강제집행 성공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부동산인도집행의 경우 대부분 채무자 저항에 부딪히게 되므로 채무자에게 강제적인 물리력이 행사되는 일이 발생한다. 그 집행과정에서 물리력이 과도하게 행사되는 것을 막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관련 절차 규정을 준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집행관이던 이씨는 상가 임대료를 3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4배나 올린 건물주를 쇠망치로 내려친 혐의로 업주 김모씨가 기소된 서울 서촌 '본가궁중족발' 업주에 대해 지난해 11월9일 강제집행을 실시했다. 김씨가 점포 바닥에 누워 퇴거 요청에 불응하자 노무자 10명을 사용해 김씨 손을 들어서 점포 밖으로 내보낸 뒤 건물주에게 점포를 인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왼손 손가락을 다쳤고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이씨가 강제집행 과정에서 노무자 등의 관리지침 등을 위반했다며 집행관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이씨가 일부 노무자 인정사항을 기재하지 않았고 집행관 사무소에 등록되지 않은 노무자를 임의로 사용했다며 과태료 200만원의 징계처분을 의결했고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이씨에게 과태료 200만원 징계처분을 내렸다. 이에 이씨는 법원행정처 행정심판위원회에 과태료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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