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나는 실험적 예술가 정지용입니다. 시대를 아파하고 치열하게 우리 시의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고 갈구했습니다. 여보게 내 친구 이상, 자네를 만나 내 시는 더 아름다워졌네. 어서 궐련을 피우게나. 나는 시를 하나 낭송하겠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낭송과 음악, 영상으로 시 문학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2018 전국 시낭송 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에는 정지용 시인의 삶과 문학을 돌아볼 수 있는 개막 시극부터 윤동주와 서정주, 박경리 등의 시가 울려 퍼졌고, 성악과 밴드 연주 등 들을 거리도 풍성했다.
뉴스토마토가 주최하고, 토마토TV와 시마을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8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하나금융투자빌딩 3층 한마음홀에서 진행됐다. 시를 기반으로 음악, 영상 등 각종 문화콘텐츠를 결합시켜온 행사는 지난 2014년부터 해마다 개최돼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는 “오늘 북극한파가 내려올 정도로 추위가 굉장히 매섭다는데 그 추위를 뚫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올해로 5번째를 맞은 행사는 메마른 도시 현대인들의 힘들고 지친 일상을 치유하고자 기획되고 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이번 행사로 더 나은 한 해 준비하시길 바라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8일 서울 영등포구 하나금융투자빌딩 한마음홀에서 열린 '2018 시낭송페스티벌'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후 정승철, 박성현, 서수옥 등 전문낭송가 5인이 정지용 시인의 작품으로 개막시극을 펼친 데 이어 시 낭송 참가자 10명이 윤동주, 오세영, 서정주, 박경리 등의 명시를 낭송했다.
올해 심사는 향일화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고문 등 전문가 3인이 맡았다. 시의 올바른 이해도와 표현, 정확한 발음과 음의 고저장단 활용법, 관객의 호응도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했다. 심사 결과 '어머니(박경리)'를 낭송한 한은정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금상은 '노래하리라(오세영)'을 낭송한 김은주씨가 수상했고 은상은 '여승(송수권)'을 낭송한 송경덕씨, '조선의 눈동자(곽재구)'를 낭송한 이순필씨가 각각 차지했다.
동상은 '모래여자(김혜순)'을 낭송한 김순복씨, '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이근배)'의 손정란씨, '석굴암 관세음의 노래(서정주)'를 낭송한 조미선씨에게 돌아갔다.
시를 다른 예술과 결합시키는 무대들도 따스하고 풍성하게 꾸며졌다. 이진영 지난해 대상수상자는 채수덕 전문낭송가가 시합송을 불렀고 테너 이헌과 소프라노 강민성는 '오페라의 유령' 성악 공연을 펼쳤다.
전자바이올리니스트 그레이스와 테너 이헌, 베이스 유준상, 소프라노 강민성의 ‘내 나라 내겨레’, 5인조 윤성밴드의 폐막공연도 관객들의 큰 환호와 박수를 이끌어 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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