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정부가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시내면세점 추가 설치 방안을 밝혀 면세점 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아직 사드 보복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추가적인 면세점 설치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란 주장이다.
지난 17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기획재정부는 서울 등을 중심으로 시내 면세점을 추가 설치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편의를 제고해 한국 방문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관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시내면세점 특허 발급 기준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 지자체별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만명 증가했을 때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의 경우 모든 지역에 상시 진입을 허용하게 된다.
인천공항에 위치한 삼익면세점. 사진/김은별 기자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나 현실적으로 서울 시내면세점은 포화상태에 있다"라며 "무조건적으로 면세점을 늘리면 경쟁만 과열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올해 10월 기준 전체 면세점 개수는 총 26개로 서울 시내에만 오픈을 앞둔 탑시티면세점을 제외하고 총 12개가 들어서 있다. 특히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서울 명동, 강남, 동대문 지역 등 면세점이 들어설만한 곳에는 다 들어섰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사드 이전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했던 중국 단체관광객도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도 리스크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단체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며 월별 증가율도 미미하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중국인 입국자 수는 826만8000여명에서 지난해 반토막난 439만4000여명을 기록했다. 올해 10월까지 입국자 수는 417만8000여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월별 입국객도 평균적으로 45만명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공동점 기준으로 사드 이전 하루에 만명 정도가 올 정도로 많았지만 현재는 일 100명~200명이 오는 수준"이라며 "여전히 중국인 고객 대부분이 보따리상"이라고 말했다.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우 시내 면세점이 추가될 시 대기업 면세점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적이 계속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화면세점, SM면세점 등은 전체 면세업계에서 매출 점유율도 떨어지고 있다. 12월 개장을 앞둔 탑시티면세점도 현재 브랜드 입점이 완료되지 않아 계속해서 개장을 미루고 있는 형편이다. 한 중소면세점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 추가는 부담으로 작용한다"라며 "정부가 중소면세점에 대해 상생을 도모한다는데 신규 출점보다는 일단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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