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원고와 피고 소송대리인이 같은 법무법인에 소속된 변호사로서 소송을 이어갔어도 변호사법에서 금지한 '쌍방대리'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변호사 신모씨가 라모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건물명도 및 독립당사자참가의소 상고심에서 변호사법상 쌍방대리 금지 규정을 적용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법원은 "변호사법 제31조 제1, 2항은 당사자 일방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그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에 대한 변호사의 직무 행위, 즉 '쌍방대리'를 제한한다"며 "하지만 피고 소송대리인들은 피고의 소송대리를 수임했을 뿐 상대방인 원고를 대리해 소송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 원고와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인 관계에 있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안은 변호사법 제31조 제1, 2항이 직접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볼 수 없고, 상대방 당사자와 이와 같은 관계에 있는 변호사의 수임을 제한하는 다른 법률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판시했다.
이어 "변호사법 규정 취지에 비춰 보더라도, 상대방 당사자인 원고 본인과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라는 이유만으로는 피고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의 효력이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 소송대리인들이 원고와 공모해 피고에게 불리한 소송수행을 했다고 볼만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 본인과 피고 소송대리인들이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라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소송대리인들이 원심에서 한 소송행위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원고 신씨와 피고 라씨의 소송대리인들은 같은 법무법인에 소속된 변호사들로 피고 소송대리인들은 1심에서부터 항소심 판결 선고 시까지 라씨를 대리해 소송을 수행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라씨는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자신의 소송대리인 소송수행은 변호사법 제31조 제1, 2항 수임제한규정에 반하거나, 신씨와 피고 소송대리인이 공모해 자신에게 불리하게 부당한 소송수행을 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신이 소송대리인이 원심에서 한 소송행위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