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홍연 기자] ‘사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첫 소환조사를 비롯한 약 7개월 동안의 수사에서 '강제징용 재판 개입' 등 주요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개입한 사실이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소환 조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핵심 혐의인 ‘일제 강제징용 재판’ 등 소송 개입 의혹과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등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실무선에서 한 일이라 알지 못 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러면서도 ‘강제징용 재판’ 사건과 관련해, 일본 전범기업 미쯔비시를 대리한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와 독대한 사실에 대해서는 충분한 해명을 내놓지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을 1~2회 추가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첫 조사에서 마무리 못한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헌법재판소 내부정보 유출 ▲전 부산고법 판사 비위 사건 수사 방해 의혹 ▲공보관실 운영비 불법 사용 등 나머지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서다. 앞서 조사를 받은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경우 2회로 조사를 마무리 한 선례를 보면 1회 추가 조사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혐의가 40여개에 이르는 등 조사할 내용이 방대한 점, 양 전 대법원장이 이번 사건의 ‘머리’인 점 등을 감안해 보면 조사가 이어질 수도 있다.
1월 초순, 수사가 절정에 이르면서 보름 쯤 후인 설연휴 시작 전 모든 수사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공모 관계'에 있는 박 전 대법관 등 전 법원행정처장 2명도 양 전 대법원장과 일괄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추후에 조사는 양 전 대법원장과 일정 조율에 따라 적절히 진행하겠다"면서 "여러 안전조치 등을 감안했을 때 가급적이면 신속히 종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입장에서 사회적 관심을 감안할 때 길어지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도 남은 조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소환 조사 다음날인 주말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조사를 대비했다. 검찰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2차 소환부터는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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