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관련,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 다수가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늦어도 내달 초까지 주주권 행사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찾은 박창진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장 등 관계자들이 조양호 회장 퇴진과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주주권 행사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는 23일 서울 강남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에서 비공개 회의를 개최,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여부 및 행사범위를 논의했다. 먼저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여부에 대해 총 위원 9명중 위원 2명이 찬성했고, 5명은 반대했다.
찬성의견을 낸 위원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반면 다수인 반대의견을 낸 위원들은 "단기매매차익 반환 등 기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 위원 2명은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는 반대, 한진칼에 대한 부분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는 찬성 의견을 냈다.
이날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찬성 의견을 낸 한 위원 2명은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이사해임, 사외이사 선임, 정관변경,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여부는 찬성이 2명, 반대 7명이었고, 한진칼에 대해서는 찬성 4명, 반대 5명이다. 모두 반대표가 더 많았다.
전문위는 논의 결과를 기금위·실평위에 보고 할 계획이다. 기금위는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여부 및 행사범위'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위원회 관계자는 "전문위원회 위원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장시간 논의했지만 전문위의 합의된 의견을 기금위에 보고하기보다는 위원들의 의견을 그대로 기금위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2019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행사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올해는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실질적인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혀, 지난해 7월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행사를 처음 행사할 지 관심이 모아졌다.
조양호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배임과 사익 편취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1월말~2월초 열리는 실평위·기금위에서 최종 결론이 나겠지만, 다수 위원이 반대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첫 주주권행사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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